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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 히어로즈(넥센 히어로즈 2군) 선수들이 2군 구장인 강진구장에서 훈련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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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지훈련 활성화를 위해 조성된 강진베이스볼파크(강진구장)가 도산 위기에 처했다. 누적 적자와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어렵게 만들어진 야구장 시설이 사라질 위기다. 화성 히어로즈(넥센 히어로즈 2군)가 지난 4년 간 사용해 온 바로 그 구장이다.
강진베이스볼파크는 야구장과 펜스 시공 전문업체인 스포츠테레카 우수창 사장이 주도적으로 투자해 2009년 준공됐다. 전남 강진군의 행정적인 도움이 있었고, 야구인들의 성원 속에서 의욕적으로 출발했다. 국가대표 전용훈련장 지정까지 받았다. 조선시대 유배지로 알려진 강진이 야구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야구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컸다. 2010년에 히어로즈 2군이 둥지를 틀고, 1군 선수를 키워내면서 유명세를 탔다.
13만8566㎡(약 4만2000평)의 부지에 야구장 4개 면과 클럽하우스, 기숙사 4개동 48실, 실내훈련장, 식당, 매점, 세탁실이 들어섰다. 야구관련 시설 뿐만 아니라 야외풀장과 파3 골프장 9개홀, 야외풀장, 어린이 물놀이 시설, 캠핑장, 펜션까지 갖췄다. 당초 야구시설 위주로 조성을 했는데, 팀 전지훈련을 유치하려면 다양한 시설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투자를 확대했다.
우수창 사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강진의 날씨에 주목했다고 한다. 겨울이면 프로야구팀은 물론, 대학, 중고팀에 리틀야구팀까지 추위를 피해 해외로 나가는 상황에서, 해외 전지훈련보다 비용이 적게 되는 국내 전지훈련장의 가능성을 믿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겨울에 훈련이 가능한 훈련장이 없어 해외로 나간다던 아마추어 팀들은 일본, 동남아 전지훈련을 고집했다. 남부지방에 전지훈련장이 생기면 국내 전지훈련을 고려해보겠다던 이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외면했다. 물론, 수도권에서 자동차로 4시간 넘게 걸리는 지리적인 위치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인근 지역인 목포, 광주에 학생 팀과 사회인 야구팀이 적지않은데, 다들 여건이 좋지 않아 시설을 사용하지 못했다. 재정적인 여유가 없는 강진군은 민간시설이라 예산지원이 어렵다고 했다. 야속했지만, 이게 현실이었다.
2009년 준공 후 5년이 흐른 2013년. 강진베이스볼파크는 지금 벼랑끝에 몰렸다. 우수창 사장에 따르면, 강진베이스볼파크 조성에 투입된 돈은 총 75억원. 투자금의 대부분은 우수창 사장 개인돈과 은행대출, 지인들의 투자로 마련했다. 그러나 전지훈련팀 유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매년 관리비와 직원 인건비로 2억원씩 적자가 쌓였다. 또 투자금 중 은행대출 등의 비중이 높아 이자 부담이 너무 컸다. 매년 3억원이 넘는 돈이 이자로 나간다.
그렇다고 당장 상황이 호전될 것 같지 않다. 금융비용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 되자 매물로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몇몇 기업, 개인이 관심을 표명했지만, 대부분 야구장 시설을 철거하고 골프장 등 다른 스포츠 시설을 계획하고 있어 매매가 성사되지 못했다. 조만간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은행 경매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수창 사장은 "열정을 갖고 의욕적으로 투자를 했는데, 이상이 너무 앞섰던 것 같다. 지금까지 투자한 개인돈은 모두 포기할 생각이다. 야구에 관심이 있는 분이 인수해 계속 시설을 활용했으면 좋겠지만, 이마저 어렵게 됐다"고 했다.
야구를 직접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요즘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야구장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을 투입해 야구장을 조성하고 있다. 전적으로 개인이 투자해 만든 복합야구시설 강진베이스볼파크가 처한 현실과 너무나 대조가 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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