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도박 그후] 야구만 잘해선 안된다, 진정한 프로가 되자

최종수정 2016-02-01 18:07

사단법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이 12월1일 오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돔에서 프로야구 현역 선수들과 함께하는 야구클리닉 '프로야구의 빛을 나누는 특별한 날'을 개최했다.
한화 이용규가 어린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고척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2015.12.01.

있어서는 안될 일이 일어났다. 하지만 이 뼈저린 고통 속에 후회와 한탄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야할 지 고민하는 게 현 시점 가장 중요한 과제다. 프로 선수로서의 품위 유지 문제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원정 도박 파문. 많은 것을 잃게 했다. 특정 팀 소속 선수들만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고 하지만, 결국 프로야구 전체 품위를 손상시켰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등을 돌린 팬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또, 해당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설 경우 건전한 이슈보다는 자극적인 내용들이 앞다퉈 보도되고 사람들의 관심도 그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그동안 프로야구 선수들의 일탈 행위는 간간이 세상에 알려져왔다. 음주, 뺑소니, 폭행, 성범죄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사건사고들이 있었다. 최근에는 사회적 추세에 따른 SNS 사건까지 연달아 터지며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은 '야구만 잘하면 잘못은 용서될 수 있다'는 생각들이 어느정도 야구계 전반을 지배해왔던 것들이 사실이다. 실제, 몇몇 선수들은 큰 사고에도 잠시 자숙의 시간을 갖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하지만 최근 추세는 많이 달라졌다. 더욱 발달된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사건사고 소식이 빠른 시간 안에 일파만파 퍼진다. 한 번 죄인으로 낙인 찍히면 야구를 떠나 사회적으로 호된 심판을 당한다. 그래서 구단, 선수 개인 모두 사생활 관리에 철저해지고 있다. 구단에서는 비시즌, 그리고 전지훈련 과정에서 선수들이 하면 안될 주의 사항들을 꼼꼼히 전달한다. 선수들도 자신의 신분이 무엇인지 망각하지 않고 조용히 운동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 등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사실 이게 당연하다. 많은 팬들이 프로야구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한다. 선망의 대상으로 그들을 따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프로라면 대중의 모범이 돼야 한다. 야구 실력을 떠나,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 많은 연봉을 구단이 안기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프로야구 선수들은 '야구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만 사로잡혀 모범을 보이지 못했는지 곱씹어 볼 일이다.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은둔의 생활을 하라는 게 아니다. 팬들 앞에 떳떳한 행동을 한다면 프로야구 선수도 어느 시간, 어디에서나 일반 대중들과 건강하게 함께 어울릴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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