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영건 박세웅, 올해 몇승을 기대할까

기사입력 2016-02-21 09:30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이 야간 훈련서 섀도 피칭을 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롯데 자이언츠에서 20대 초반에 에이스 역할을 한 투수로 주형광과 장원준을 꼽을 수 있다.

주형광은 1994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18세의 나이에 데뷔해 11승을 올렸고, 이후 6년간 롯데의 간판 투수로 활약했다. 주형광이 선발로 든든히 버티고 있던 롯데는 1995년(10승)과 1999년(13승)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특히 1995년 주형광은 포스트시즌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기도 했다. 장원준은 2004년 부산고를 나와 롯데에 입단한 뒤 5시즌만인 2008년 12승을 따내며 일약 에이스급 투수로 올라섰다. 그때 나이가 23세였다. 장원준은 두산 베어스로 떠나기 전까지 롯데의 간판 선발로 이름을 떨였다.

보통 23세 이전 가능성을 보이는 선수에 대해서는 '영건 유망주'라는 표현을 쓴다. 롯데에서는 주형광과 장원준 말고 영건 유망주로 불릴만한 투수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kt 위즈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박세웅(21)이 올시즌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박세웅은 2014년 경북고를 졸업하고 1차지명서 kt의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해 1군 첫 시즌서 2승11패, 평균자책점 5.76을 올렸다. 롯데로 이적한 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이름을 알린 박세웅은 올해 롯데의 4,5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미 두 차례 연습경기에 등판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선보였다.

지난 9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2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데 이어 일본 가고시마로 옮긴 뒤 지난 18일 가진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에서도 3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기세를 이어갔다. 두 차례 연습경기서 6이닝 무실점 행진중이다. 직구 최고 구속이 벌써 140㎞대 중반까지 나왔고, 한층 묵직해진 공끝의 힘을 과시했다. 앞으로도 박세웅은 선발투수로 집중적인 검증과 육성 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현재 롯데는 린드블럼, 레일리, 송승준 등 3명의 붙박이 선발을 이을 4,5선발을 찾고 있다. 후보 투수들 가운데 선두주자가 박세웅이다. kt가 박세웅을 신인 1차지명서 뽑을 때도 그랬지만, 지난해 5월 그를 트레이드로 데려올 때도 확실한 선발로 키우겠다는 것이 롯데의 구상이었다. 프로 입단 3년째, 1군 2년째를 맞아 풀타임 선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게 어찌보면 행운이지만, 박세웅의 노력도 크게 뒷받침됐다.

눈에 띄는 것은 체중 증가. 지난해 깡마른 체격의 박세웅은 공을 던질 때마다 힘이 부족해 보였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겨울 들어 6~7㎏을 늘렸다. 트레이닝 파트가 만들어준 웨이트 프로그램을 착실히 소화하면서 근육질 몸매를 만들었다. 공에 힘을 붙이기 위해서다. 이로 인해 투구폼에서도 밸런스가 한층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부상없이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키우는데 소홀함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조원우 감독은 올해 박세웅에게 마냥 큰 기대를 갖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다. 올시즌에도 성장의 기회를 갖고 조금더 발전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팀내에는 린드블럼, 송승준 등 베테랑 에이스들이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만일 로테이션에 포함된다면 막내로서 부담없이 자신의 순서를 지키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되는 일이다. 현재 가고시마 스프링캠프에서 박세웅은 롯데의 영건 계보를 이을 후보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느낌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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