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의 홈 개막전 승리, 모든 게 완벽했다.
사실, 이날 경기 전 kt 관계자들은 걱정이 많았다. 하필이면 삼성이 해외 원정 불법 도박 사건에 연루된 투수 안지만과 윤성환을 이번 3연전에 맞춰 출전시킨다고 했기 때문. 안지만은 5일 경기 세이브 상황이라면 무조건 출격할 것이라고 했다. 윤성환은 6일 선발 등판 예정이다. kt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잔칫날 찬물이 끼얹어지는 상황을 걱정해야 했다. 아무래도 안지만이 논란 속에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른다면 승패를 떠나 모든 포커스가 그쪽에 맞춰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리를 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 "세이브 상황에만 안지만을 투입할 것"이라고 선언했었다. 이는 상대 마무리 안지만이 등판할 일이 없었음을 의미하는 것. 안지만이 나와 잔칫날 야유가 나오는 등의 일도 당연히 없었다. kt는 경기 전 열린 개막 행사에서도 원정팀 선수단 소개를 생략했다. 안지만 소개 때 경기장 분위기를 생각해서였다. kt는 경기 종료 후 홈 개막전 승리의 기쁨을 충분히 만끽했다.
kt 선수단은 경기 준비를 위해 바빴다면, 프런트는 손님 맞이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kt 황창규 회장을 비롯해 임직원 5000여명이 방문했다. 특히, 황 회장은 kt 점퍼를 착용하고 1루쪽 응원단상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했다.
황 회장은 경기 전 선수단 라커룸을 찾아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했다. 이어 "승리도 중요하지만, 팬들께 신나는 야구, 감동을 주는 야구를 해달라. 전 임직원이 열심히 응원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뿐 아니라 코칭스태프 및 트레이너실 등도 모두 찾아 인사를 건넸다.
회장님의 응원덕이었을까. kt는 화끈한 야구로 현장을 찾은 모두를 즐겁게 했다. 공교롭게도 1군 데뷔시즌이던 지난해 홈 개막전 상대도 삼성이었다. 선전했지만 6대8로 패했다. 정규시즌 5연패에 빛나는 전통의 강호 삼성. 그 팀을 상대로 한 시즌만에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으니 황 회장을 비롯한 kt 임직원들에게는 큰 자부심이 생겼을 것이다.
유한준, 확실한 신고식.
kt는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외야수 유한준과 4년 60억원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 투자에 그렇게 적극적이지 못하던 kt가 60억원이라는 거액을 썼다는 자체에서 그에 대한 기대치를 엿볼 수 있었다.
아마도 이날 경기장을 찾은 kt 팬들 입장에서는 유한준의 활약 여부가 가장 궁금했을 듯. 유한준은 지난 2일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슬라이딩 도중 오른 발목을 살짝 다쳐 3일 SK전에 결장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홈 개막전을 앞두고는 컨디션이 회복돼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회 희생플라이 선취 타점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한 유한준. 이어 팀이 6-1로 앞서던 7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투수 정인욱을 상대로 시원한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1호이자, 승리에 쐐기를 박는 홈런으로 수원팬들에게 화끈한 신고식을 한 유한준이었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