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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routine). 같은 일을 매일 반복하는 행위다. 컴퓨터 프로그램 용어이지만, A급 선수들이 성공 비결로 꼽는 단어이기도 하다.
두산 베어스 90년생 삼총사 허경민 정수빈 박건우는 이제 막 루틴에 눈을 뜬 경우다. 지난해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스물 여섯 살 동기들이 자신만의 야구관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시즌 초 성적이 아주 빼어난 건 아니다. 11일까지 8경기를 치러 허경민(0.243) 정수빈(0.200) 박건우(0.174) 모두 3할 밑 타율이다. 1번 허경민과 2번 정수빈은 테이블 세터, 박건우는 김현수 자리에 들어간 주전 좌익수이지만 쾌조의 타겸감은 아니다.
그럼에도 확신은 있다. 더는 선배들 흉내만 내는 막내급이 아니다. 허경민은 캠프 때만 해도 "나만의 타격이 정립되지 않아 고민이다. 한국시리즈에서 좋았던 감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했지만, 지금은 체계적으로 매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면 시간을 정해놓고 때가 되면 스윙 연습을 하는 식이다. 이치로처럼 늘 카레와 치즈 피자를 먹는 건 아니지만 밥 먹는 시간도 규칙적이다. 정수빈과 박건우도 마찬가지다. 나름의 루틴을 만들었고 또 지키고 있다.
이래저래 못 말리는 삼총사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PC방에 함께 가거나 수다를 떨기 바쁘다는 그들. 여전히 장난기 가득한 얼굴이지만, 연차가 쌓이면서 야구를 보는 시선만큼은 달라졌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