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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올해 7월에 전역했는데, 내가 프로무대에서 경쟁력이 있나? 싶었어요. 그래서 저만의 메리트가 하나쯤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군산상고 출신 장세진은 2023년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전체 93번)에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1m80으로 큰 키는 아니지만, 지명 당시 안정된 제구력과 경기 운영을 바탕으로 장차 선발 자원으로 성장할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데뷔 첫해 깜짝 1군 맛도 봤다. 6월 8일 KT 위즈전에 등판해 정준영의 희생번트를 이끌어냈지만, 이틀 뒤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김현준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무너졌다. 결국 곧바로 1군에서 말소됐다. 그래도 이해 퓨처스리그에선 18경기 28이닝을 소화하며 1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했다.
올해 7월 전역한 장세진은 곧바로 육성선수 전환 통보를 받았고, 올해 KBO 가을리그(교육리그)에선 좌완 사이드암으로 변신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연일 거듭된 강훈련에도 미야자키에서 만난 장세진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프로 데뷔 후 첫 인터뷰입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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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를 하며 깨달은 바가 있는 걸까. 장세진은 "원래 훈련소 조교를 하고 싶었는데, 막상 훈련 해보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조교는 안되겠다 하고 있는데 어어 하는 사이 81㎜ 박격포만 남았네요"며 한숨을 쉬었다.
"팔을 내리고 나서 중학교, 고등학교 때 코치님들도 다 연락을 주셨어요. 그래도 팔 내리고 투심을 많이 쓰는데, 결과가 좋으니까 다들 잘했다고 하셨죠. 가을리그 초반에 밸런스가 좀 흔들렸다가 간신히 바로잡았어요. 항상 상체 고정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이로써 장세진은 정훈-김도규-고승민으로 이어지는 롯데 81㎜ 박격포 계보의 신입 회원이 됐다. 그는 "보병이 들고 다니는 무기 중에 가장 무겁습니다"라고 소개하며 "그거 하다보니 몸이 저절로 좋아졌죠"고 했다. 박격포 쏘는 연습을 하는데 깜빡 하고 귀마개를 하지 않아 이틀간 소리가 안 들리는 경험도 했다고.
롯데에선 입단 동기 조경민, 배인혁 등과 친하다. 강릉고 출신 조경민은 같은학교 선배 김진욱과 더불어 팀내 달리기 1,2위로 유명하다. 장세진은 "이건 수맥 차이에요. 전 경민이처럼은 절대 못뛰죠. 오래 달리기는 자신있는데, 단거리는 답이 없습니다"며 혀를 내둘렀다.
전역한 뒤로는 주로 3군에 머물면서 김현욱 투수코치의 지도 속 몸만들기에 전념했다. 투구폼을 사이드암으로 바꾸기로 결심한 때가 바로 이때다. 장세진은 "가을리그에서 던져보니 확실히 전보다 좋아진 느낌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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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크리스 세일을 좋아했고, 직접 본 선수중엔 올시즌 도중 방출된 찰리 반즈를 보며 많이 배웠다고.
늘지 않는 구속이 고민이었는데, 오히려 팔을 내린 뒤로 무브먼트와 더불어 구속까지 5㎞ 가량 늘었다. 가을리그에선 최고 148㎞까지 던졌다.
"저도 깜짝 놀랐죠. 사실 팔을 내린 건 생존 전략 그 자체였는데, 다행히 결과가 좋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좌타자 상대로는 확실히 효과가 있고, 아직 우타자 상대로는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내년에는 우타자 상대로도 잘 던지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