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의 2번 김현수, 시즌초 홀대 말끔히 씻다

기사입력 2016-06-02 12:46


볼티모어 김현수가 2일(한국시각) 보스턴과의 홈게임에서 1회말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마크 트럼보의 적시타때 홈을 밟고 애덤 존스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이쯤되면 최적화된 테이블 세터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가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팀승리를 이끌었다. 김현수는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파크에서 벌어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게임에서 5타수 3안타 1볼넷 2득점의 활약을 펼치며 13대9 승리를 이끌었다.

김현수가 3안타 경기를 펼친 것은 올시즌 3번째고, 지난달 19일 시애틀 매리너스전부터 8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김현수는 지난달 28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부터 이날까지 5경기 연속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2번은 톱타자와 함께 높은 출루율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 '테이블 세터'의 자리. 김현수가 최근 이상적인 테이블 세터의 위용을 드러내며 홀대받았던 시즌 초의 섭섭함을 말끔하게 씻어내고 있다.

벅 쇼월터 감독은 올시즌 중견수 애덤 존스를 제외한 좌익수와 우익수를 플래툰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 방식에서 김현수의 출전 기회가 부쩍 늘어난 것이다. 왼손 투수가 선발로 나서면 김현수가 쉬고 놀란 레이몰드와 조이 리카르도가 각각 좌익수와 우익수로 나서지만, 오른손 선발인 경기에서는 여지없이 김현수가 선발로 출전한다.

그동안 8번 또는 9번 타순에서 경기를 기다려야 했던 김현수는 요즘 2번 타순에서 공격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번 타순으로 승격된 이후 팀내 존재감도 더욱 무거워졌다. 이날 볼넷 1개를 포함해 4차례 출루한 김현수는 타율을 3할8푼2리, 출루율을 4할6푼9리로 끌어올렸다.

첫 타석부터 안타를 터뜨렸다. 김현수는 1회말 무사 1루서 깨끗한 우전안타를 뽑아냈다. 보스턴 선발 조 켈리를 상대로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가운데 낮은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드는 96마일짜리 강속구를 잡아당겨 우익수 앞 안타를 작렬했다. 이어 매니 마차도의 우익수 플라이로 2루주자 애덤 존스가 3루까지 가는 사이 김현수는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으로 2루까지 진루했다. 크리스 데이비스의 볼넷 후 무사 만루서 마크 트럼보가 우전안타를 때리자 김현수는 존스와 함께 홈까지 파고들어 득점을 올렸다. 볼티모어는 1회에만 4개의 안타로 4점을 뽑아내며 1-4로 전세를 뒤집었다.

김현수는 두 번째 타석에서 큼지막한 2루타를 터뜨리며 장타력도 뽐냈다. 4-4 동점이던 2회말 1사 1루서 김현수는 켈리의 3구째 96마일짜리 직구를 통타해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때려냈다. 타구는 원바운드 후 펜스를 넘어가 그라운드 룰 2루타가 됐다. 1루주자 애덤 존스가 홈에 들어올 수 있었지만, 3루에서 멈출 수 밖에 없어 김현수의 타점 하나가 아쉬웠다.

세 번째 타석에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왼손 투수를 상대했다. 7-7로 동점이던 3회말 2사 1루서 상대 좌완 토미 레인으로부터 볼넷을 얻어냈다. 볼카운트 1B1S에서 레인이 철저하게 바깥쪽 승부를 걸자 김현수는 공 3개를 모두 볼로 골라 걸어나갔다. 김현수는 마차도의 적시타로 2루까지 갔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5회 1사 2루서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난 김현수는 10-8로 앞선 7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가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우완 클레이 벅홀츠의 77마일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커브를 잡아당겨 우익수 앞으로 흐르는 안타를 터뜨렸다. 상대 내야진이 수비 시프트를 펼쳤으나 이를 뚫고 깨끗한 안타를 만들어냈다. 김현수는 후속타 때 2루와 3루까지 간 뒤 맷 위터스의 중전적시타로 홈을 밟아 이날 두 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볼티모어는 7회에만 3점을 추가하며 13-8로 점수차를 벌렸다. 볼티모어는 사실상 7회말에 보스턴의 추격을 뿌리쳤다.

보스턴이 3일 경기에 오른손 투수 릭 포셀로를 선발로 예고해 김현수는 계속해서 2번 타자로 선발 출전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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