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경험조차 없는 롯데 나경민의 짜릿한 데뷔전

기사입력 2016-07-10 13:31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나경민이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9회말 좌전안타를 터뜨리고 있다. 나경민은 2군을 거치지 않고 1군에 오른 특별한 케이스의 신인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언제나 즐겁다.

페넌트레이스 중반 싸움에 사활을 건 롯데 자이언츠에 생기를 불어넣을 신인 선수가 나타났다. 외야수 나경민(25)이 주인공이다. 팬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고, 실제 경기장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는 9일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감기 증세를 보인 내야수 이여상을 1군서 말소하고 나경민을 불러올렸다.

나경민은 지난해 열린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나경민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유망주 출신이다. 덕수고를 졸업한 나경민은 2009년 72만5000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 2012년 1월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했지만, 메이저리그에는 오르지 못했다. 2012년 트리플A에서 3경기에 뛴 경력이 있고, 마이너리그 3시즌 통산 2할2푼6리의 타율과 40타점을 기록했다.

조원우 감독은 이날 경기전 나경민에 대해 "아직 제대로 지켜보지 못해 이 기회에 확인을 할 생각"이라며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독감 증세가 있는 이여상에게 휴식을 주는 게 맞다고 봤다. 나경민을 올린 것은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기회가 없었다"고 밝혔다.

나경민은 올해 입단한 뒤 2군서도 활약하지 못했다. 왼쪽 어깨 부상으로 재활군에서 치료와 훈련을 병행했다. 최근에는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교류전에 잠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2군서도 뛴 적이 없는 신인을 1군에 올린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나경민은 이날 7회말 공격때 7번 지명타자 타순에서 대타로 출전해 '역사적인' 데뷔 무대를 가졌다. 나경민은 LG 투수 이동현으로부터 볼넷을 얻어낸 뒤 후속타때 홈을 밟았다. 이어 9회말에는LG 임정우의 144㎞짜리 직구를 받아쳐 좌전안타를 터뜨리며 데뷔 첫 안타를 기록했고, 연장 10회말에는 또다시 볼넷을 얻어냈다. 1군 데뷔전에서 3타석 3출루, 그리고 첫 안타. 롯데는 이날 연장 11회 끝에 황재균의 끝내기 안타로 13대12로 승리했다. 그 과정에서 신인 나경민이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한 것이다.

경기 후 나경민은 "시즌 초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마음고생이 컸다. 운좋게 1군에 콜업됐는데. 데뷔전이었지만 의외로 긴장되지는 않았다. 내 야구 스타일은 출루와 컨택트에 집중하는 것이다. 첫 타석에서도 출루를 위해 공을 신중히 봤다. 첫 안타도 컨택트에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신인이기 때문에 더 간절한 자세로 노력해 팀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근성과 끈질김이 좀더 필요한 롯데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선수로 나경민에 대해 구단 프런트와 코칭스태프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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