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승부조작 파동으로 어수선한 KBO리그가 또 하나의 '시한 폭탄'을 안고 있다. 바로 불법 스포츠도박에 베팅하는 것이다. 프로야구 선수 및 관계자는 불법 스포츠도박은 물론이고 합법적인 스포츠토토에도 베팅할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모두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요즘 학원 스포츠에선 불법 스포츠도박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학생 선수들이 쉽게 불법적인 스포츠도박에 빠져들고 있다. 실제로 학생 신분인 선수들이 죄의식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스포츠도박에 베팅을 한 사례가 있다. 이미 1년 전 2015년 남자농구(KBL)는 오세근(KGC) 김선형(SK) 같은 젊은 국가대표 선수를 비롯 다수의 선수들이 대학 시절 스포츠도박에 베팅한 사실이 경찰(경기북부지방경찰청) 수사에서 드러나 큰 충격을 주었다. 그 당시 수사에서 오세근 김선형 등 다수는 프로 입단 이전 대학시절 베팅으로 KBL로부터 영구 실격이 아닌 출전 정지 징계로 구제를 받았다. 프로 입단 이후 불법 스포츠도박을 했던 선수들은 퇴출됐다. 이 사건 이후 KBL은 신인 드래프트 이후 프로 입단 예정자에게 아마추어 시절의 승부조작 및 불법 스포츠도박 가담 여부를 진술과 서약서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의 과오를 프로 입단 전에 치워버리는 과정을 받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당시 수사 과정에서 한 관계자는 "스포츠 선수들의 불법 스포츠도박 베팅은 비단 농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종목을 불문하고 독버섯 처럼 확산되고 있어 사태가 심각한 것 같다"고 했었다. 당시 농구 뿐 아니라 유도 등의 다른 종목 선수들도 같은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
최근 KBO리그 구단들은 승부조작 파동이 터진 후 전체 개별 면담을 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선수들이 경기 후 '위험한' 관계로 빠져들 수 있는 식사 및 술자리를 가졌다고 진술했다. 선수들은 처음엔 선후배 관계자로 만나 야구와 인생 얘기로 친분을 쌓았다. 그런데 그 자리엔 야구인 이외의 스폰서가 합석할 때가 잦았다. 이런 잘못된 만남에서 일부 스폰서는 브로커이거나 불법스포츠도박 운영자일 가능성이 높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현재 유창식을 한 차례 소환 조사했다. 그로부터 2014시즌 승부조작 2건에 대해 자백을 받았다. 또 유창식 사건과 관련해 현역 선수의 친형 K씨(야구선수 출신)와 은퇴 프로 선수 L씨를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계속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아직 유창식 등의 최종적인 혐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승부조작을 넘어 불법 스포츠도박으로 수사 범위가 넓어 질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