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성적, 공식을 깬 2016년 KBO리그

기사입력 2016-10-04 11:16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프로야구 한화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를 마치고 야구장을 빠져나가는 한화 선수단 버스를 향해 팬들이 김성근 감독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0.03.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2016 프로야구 한화와 두산의 경기에 앞서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 시상식이 열렸다. 박정원 구단주와 김승영 사장이 우승 트로피를 든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0.03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5회 후 클리닝타임에 2017 LG 신인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와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10.01/

좋은 경기력, 뛰어난 성적에는 반드시 보상이 뒤따른다. 하지만 선수에 대한 투자, 연봉이 팀 전력을 강화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시즌 KBO리그는 팀 성적이 연봉순이 아니라는 걸 분명하게 보여준다. 연봉이 선수에게 강력한 동기부여를 한다고 해도, 팀 성적은 감독의 리더십, 선수 구성, 팀 분위기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얻어진 결과물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5개팀이 사실상 모두 확정된 페넌트레이스 최종반, KBO리그 10개팀의 연봉대비 성적, 가성비를 따져보자.

2016년 시즌 최고 연봉팀은 한화 이글스다. 선수 연봉 총액이 102억1000만원, 선수 평균 연봉이 1억7912만원이다. KBO리그 사상 최초로 단일구단 연봉 총액 100억원을 넘겼다. 지난 몇 년간 정근우, 이용규, 권 혁, 배영수, 송은범, 정우람 등 고액연봉을 받는 외부 FA(자유계약선수)가 대거 합류하면서 연봉 규모가 불었다.

그러나 커진 '몸집'만큼 근육이 늘고 힘이 커졌다고 보기 어렵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KBO리그 10개팀 중 상위 5개팀이 출전하는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다. 지난 몇 년간 이뤄진 투자를 감안하면, 실패의 연속이다. 이쯤에서 한화는 실패의 원인을 확실하게 ?x져봐야 한다.

가성비면에서 아쉬운 팀은 한화뿐만이 아니다. 총액 연봉 2~5위 삼성 라이온즈(81억9600만원), LG 트윈스(71억9700만원), 롯데 자이언츠(71억8900만원), SK 와이번스(70억1400만원) 중 '가을야구'를 확정한 팀은 LG뿐이다.

본격적인 리빌딩에 나선 트윈스는 한때 크게 흔들렸으나,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가을야구'의 주인공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삼성은 일부 핵심멤버가 빠지면서 맥없이 무너졌고, 조원우 감독 체제로 의욕적으로 시즌을 시작한 롯데도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한때 여유있게 4위를 유지하던 SK는 시즌 후반 집중력을 잃고 휘청거렸다.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넥센이 두산을 9대1로 대파한 가운데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9.29/
반면, 연봉 하위권팀들은 승승장구했다. 6위 두산 베어스(67억6400만원)는 21년 만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또 8위 NC 다이노스(55억8900만원)는 시즌 중에 잇따라 터진 악재를 넘어 2위에 올랐다.

연봉 최하위 넥센 히어로즈(40억5800만원)는 연구대상이 될만 하다.


시즌 개막을 앞서 히어로즈를 상위권 전력으로 본 야구인은 없었다. 중심타자 박병호, 유한준과 에이스 앤디 밴헤켄,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팀을 떠났고, 선발투수로 보직을 바꾼 조상우, '불펜핵심' 한현희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다. 주축전력이 대거 이탈했는데도 히어로즈는 투수 신재영 박주현 등 새 전력을 육성발굴해 어려움을 극복했다. '저비용 고효율'의 모범사례다.

이번 시즌 일본 프로야구도 저연봉팀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NPB(일본야구기구) 12개팀 중 팀 연봉 9위 히로시마 카프가 25년 만에 센트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니혼햄 파이터스는 연봉 전체 1위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제치고 퍼시픽리그 정상에 섰다. 또 '연봉 꼴찌'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가 한신 타이거즈, 야쿠르트 스왈로즈, 주니치 드래곤즈를 따돌리고 센트럴리그 3위로 클라이맥스시리즈(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2016년 프로야구 팀별 연봉 순위

순위=구단=연봉총액=선수평균

1=한화=102억1000=1억7912

2=삼성=81억9600=1억5464

3=LG=71억9700=1억2626

4=롯데=71억8900=1억3313

5=SK=70억1400=1억2989

6=두산=67억6400만원=1억2526

7=KIA=59억9900=1억2243

8=NC=55억8900=1억2150

9=kt=43억5200=8369

10=넥센=40억5800=8116

※단위=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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