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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를 불태웠지만 끝내 실패했다. 태극마크를 향한 정근우(35·한화)의 목표는 부상 앞에 무너졌다.
수술 당시 예상 재활 기간은 2~3개월. 이미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발탁된 상황이라, 출전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근우는 어느덧 30대 중반이다. 정규 시즌 출전을 위한 컨디션 조절을 감안하면, 무리할 수 없는 나이다.
하지만 정근우는 예상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무겁게 태극마크를 받아들였다. "반드시 출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정근우는 수술 이후 언론과 인터뷰를 할 때 마다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 다음 대회부터는 후배들에게 미련 없이 물려주더라도 꼭 출전하고 싶다. 특히 1982년생 동갑내기(추신수 김태균 이대호)들과 함께 뛸 수 있는 마지막 대회일 것 같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정근우는 마지막까지 대표팀 출전을 위해 노력했다. 해외 개인 훈련을 통해 재활 막바지 몸을 만들었고, 한화의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참가했다. 하지만 트레이닝 파트에서 현재 정근우의 무릎 상태를 살펴보고 '재활이 더 필요하다'는 소견을 냈다. 현재 컨디션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오히려 대표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정근우가 출전을 포기한 이유다.
결국 대표팀은 가장 믿을만한 베테랑 타자 정근우가 없이 개막을 맞는다. 정근우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시작해 2번의 WBC, 1번의 올림픽, 1번의 아시안게임을 겪었고, 각종 우승을 함께 한 주축 멤버다. 경기 내외적으로 분위기를 살리는 선수지만, 이번 대회는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