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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풍은 이제 끝?
KBO리그에서 최고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대우를 받는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한국 시장을 예전과 다른 시각으로 보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2~3년 동안 '열풍' 같았던 메이저리그 진출 행렬은 당분간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FA(자유계약선수)는 KBO리그가 이미 일본 프로야구 수준에 육박할 만큼 액수가 높아져, 선수들로서는 굳이 적은 돈을 받고 마이너리그에서 고생하는 것을 택할 가능성이 낮다.
이번 겨울 FA를 선언한 차우찬(LG 트윈스)도 원래는 미국 진출에 무게를 뒀으나 잔류로 결정했다. 차우찬은 "어느 정도의 기준선이 있었는데, 제시하는 조건이 훨씬 못 미쳤다.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배, 친구들에게 상의했더니 '그런 조건으로는 절대 오지 말라'고 하더라. 그래서 아쉽지만 일단 마음을 접었다"고 했다. 차우찬은 미국 현지에서 좌완 불펜 요원으로 호평을 받았음에도, 제시 받은 조건은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이다.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마찬가지다. 전 소속팀인 롯데 자이언츠가 황재균을 잡기 위해 대형 계약을 제시했지만, 미국행을 택했다. 그러나 단기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 또는 마이너리그에 따라 조건이 달라지는 계약)이다. 경쟁에서 생존하면 좋은 기회가 주어지나, 그렇지 않을 경우 고생길이 펼쳐질 수도 있다.
내셔널리그의 한 구단 스카우트는 "좋은 대우를 받고 진출할 수 있는 선수들은 이미 모두 다 갔다. 민병헌(두산 베어스)이나 손아섭(롯데) 정도가 이번 겨울 FA가 되는 만큼 관심이 있는 구단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조건을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우리 뿐 아니라 다른 구단도 올해 포스팅 요건을 채우는 선수가 누구인지 체크하고, 스카우트를 파견할 예정이다. '깜짝스타'가 나오길 기대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NC 다이노스 나성범, 두산 김재환도 '파워히터'로 관찰 대상이지만, 포스팅 자격을 얻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투수 중에서는 김광현(SK 와이번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잔류를 택해 특별한 재목이 보이지 않는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