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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준우승부터 1R탈락까지 불과 8년, 추락한 위상 찾을길 없나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7-03-10 01:3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서울라운드 한국과 대만의 경기가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대표팀이 11대8로 승리를 거두며 1승 2패의 성적으로 서울 라운드를 마감했다.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선수들의 모습.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3.09/

한국야구 최악의 날을 간신히 면했다. 한국대표팀이 9일 2017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대만과의 경기에서 11대8로 승리하며 1승2패로 조 3위를 확정했다. 하지만 한국야구는 WBC 2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할 만큼 위상이 떨어졌다.

2006년 제1회 WBC에서 한국 대표팀은 4강까지 오르며 한국야구를 전세계에 각인시켰다. 여기에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과 2009년 2회 WBC 준우승까지 더해 한국은 '야구강국'으로 도약했다.

하지만 불길한 기운은 2013년 대회부터 감돌기 시작했다. 베일에 쌓여있던 네덜란드에게 0대5로 치욕패를 당하며 1라운드에서 탈락한 것.

그리고 올해 역시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하며 한국야구는 가장 치욕적인 경험을 했다. 특히 올해는 지난 대회에서 참패를 안겼던 네덜란드에게 설욕하지 못한 것은 물론 베일에 쌓여있던 이스라엘팀에게조차 패배하며 충격을 안겼다.


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 라운드 대한민국과 대만의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대표팀이 10회 연장 접전 끝에 대만에 11대 8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선수들.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03.09
불과 8년동안 한국야구에 무슨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사이 프로야구는 10구단으로 불어났고 선수들의 몸값도 100억원대를 넘겼다. 하지만 선수들의 수준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잃어갔다. 9일 대만전을 마친 후 김인식 감독은 "10여년간 류현진, 김광현 같은 좋은 투수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우리 선수들을 낮춰서 말하는 게 아니다. 오늘도 결과는 이겼지만, 리드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도 못 막았다는 것은 투수가 약하다는 증거다"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서 이스라엘, 네덜란드 이런 팀들의 굉장한 수준급의 투수를 봤다. 그 선수들의 공을 치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야구에서 투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한번 느꼈다"고 했다.

김 감독은 1, 2회 때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WBC 1회 때는 말로만 듣던 데릭 지터, A-로드 같은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경기를 할 때 과연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나 생각했었다. 막상 경기에서 이닝을 거듭하다가 최희섭이 대타 홈런을 치고 그러다보니 자신감이 생기더라. 한 없이 높아 보였던 선수들을 우리도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회 때는 준우승까지 했지만 연장에서 이치로 스즈키에게 결승타를 맞고 일본에 패했다. "이치로에게 결승타를 맞은 것과 이번에 이스라엘전 패배는 영원히 남을 것 같다. 2회때는 후유증이 1년 이상 가더라. 이번에는 얼마나 가려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이제 한국야구는 철저히 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바닥으로 떨어진 한국야구의 위상을 다시 2006년 수준으로 올리려면 앞으로 8년으로 가능할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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