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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는 것만큼 허무한 것이 없다. 아직 쌀쌀한 날씨와 풀리지 않은 몸. KBO리그 선수들이 시범경기를 주의해서 뛰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한화가 1-8로 뒤진 6회말 무사 1,2루에서 LG 고우석이 던진 139㎞ 초구에 오른쪽 무릎 바깥쪽을 맞았다. 곧바로 자리에 주저 앉은 하주석은 한참을 일어나지 못하며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스스로 걷기도 힘들어 들것에 실려나갔다.
지난해 1군에서 꾸준히 뛰며 성장한 하주석은 올 시즌 한화의 주전 유격수로 뛰어야 하는 선수다. 그런데 시범경기 시작부터 부상을 입으니 맥이 풀릴 수밖에 없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하주석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며 근심을 감추지 못했다. 또 한화가 현재 정근우, 이용규 등 주축 멤버들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을 고려하면, 정규 시즌 준비에 분명한 차질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13일 팀 훈련 도중 왼쪽 어깨에 타구를 맞는 타박상을 입었다. 다행히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시범경기 등판은 미뤄졌다.
부상은 프로 선수들의 최대 '적'이다. 그중에서도 연습 무대에서 부상을 입는 것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스프링캠프 내내 고생하며 준비를 해놓고, 시범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면 1년이 꼬일 수도 있다.
매년 시범경기 부상자는 꼭 나왔다. 1군 주전 멤버들의 부상도 경계해야 하지만, 백업이나 2군급 선수들도 무리하다 다치기 쉽다. 시범경기가 '기회의 장'인 만큼 악착같이 뛰는 모습을 보여야 눈도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상으로 이어지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최근 2년간 KBO리그 시범경기는 추위와 싸워왔다. 한파 취소도 수 차례 나왔다. 다행히 올해는 더 늦게 시작한 탓에 비교적 따뜻한 날씨 속에서 개막을 맞았다. 스프링캠프 기간을 감안하고, 선수들의 부상을 우려해 팀당 경기수도 18경기에서 12경기로 줄었다. 큰 부상자 없이 정규 시즌 개막 축포를 터트려야 최고의 시나리오가 완성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