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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②] 외국인 타자들, 한국 무대 성공 요인은 과연 뭐?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6-07 08:12


2017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3회초 2사 2루 SK 로맥이 좌월 투런포를 치고 들어오며 축하를 받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6.01/

외국인 타자들의 활약을 결정짓는 요소들은 과연 무엇일까.

외국인 타자들의 활약 여부에 프로야구 10개 구단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물론 올시즌은 지난해까지 한국에서 뛰었던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만큼 압도적인 타자는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아프지 않고 정상적으로 뛰어주기만 해도 큰 도움이 되는 팀들이 있다. 부상으로, 부진으로 외국인 타자들이 제대로 뛰지 못하는 팀들은 그저 그 팀들이 부러울 뿐이다.

SK 와이번스는 어깨가 아파 제대로 못뛴 대니 워스를 대신해 일찌감치 제이미 로맥으로 교체했는데, 이 로맥이 23경기 11홈런을 터뜨리며 대박을 터뜨렸다. 다른 팀들도 '제2의 로맥'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니 모넬을 퇴출시킨 kt 위즈는 새 선수 영입 마무리 단계. LG 트윈스는 루이스 히메네스가 전치 6주 부상을 당하며 급해졌다.

각 팀들은 대충 선수를 데려오지 않는다. 그들이 직접 뛰는 모습, 그리고 영상 자료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성공 가능성이 있을 때 영입을 결정한다. 그 선수들도 어렸을 때부터 밥 먹고 야구만 했다. 몸값도 싸지 않다. 최근 대부분 외국인 선수들이 100만달러가 넘는 돈을 받고 한국에 온다. 미국 현지보다 전제적 수준이 낮다는 KBO리그에서 못하는 건 단순히 실력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외국인 타자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야구 특유의 문화가 첫 손에 꼽힌다. 변화구와 유인구 위주의 승부가 대표적이다. 직구 위주의 정면승부인 미국 야구를 경험하던 타자들이 집요하게 약점을 파고드는 한국 야구에 애를 먹는다는 것.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구 승부도 이겨내는 강타자들이 많았다. 결국, 시행착오의 기간을 짧게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려면 분위기가 관건이다. 먼저 코칭스태프. 한국 지도자들은 선수 개개인에 기술적, 심리적 조언을 더욱 적극적으로 하는 편인데 이는 외국인 타자들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외국인 감독이 있는 팀 선수들은 편한 의사소통 속에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리는 경향이 있다. 로맥이 그렇고,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 롯데 자이언츠 카림 가르시아가 그랬다.

팀 전력도 중요하다. 자신이 무조건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난 타자들의 활약이 좋다. LG 루이스 히메네스는 4번타순에서 유일하게 장타를 칠 수 있는 선수. 이 기대감이 너무 컸다.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에 타석에서 모든 게 급해졌다. 반대로 로맥은 자신이 꼭 큰 타구를 치지 않아도 된다. 최 정, 한동민, 김동엽 등 홈런타자들이 즐비하니 반사 효과가 있다. 두산 베어스 닉 에반스만 봐도 그렇다. 지난해 김재환, 오재일이 앞뒤에서 뻥뻥 장타를 칠 때는 자신에게 좋은 찬스가 올 때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오재일이 시원치 않고, 김재환도 지난해 파괴력을 못보여주다 보니 자신에 대한 견제가 늘어난다. NC 다이노스 재크 스크럭스를 봐도 시즌 초반 맹활약하다, 나성범이 부상으로 들쭉날쭉하기 시작한 5월 중순부터 성적이 좋지 않다. 나성범이 없으니 스크럭스만 피해가면 된다는 상대 투수들의 계산이 깔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따지면 삼성 라이온즈 다린 러프는 대견하다. 시즌 초반 아예 한국 야구에 적응을 못하는 듯 보였고, 팀도 최하위로 추락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야구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이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삼성도 덩달아 상승세. 외국인 타자 1명이 얼마나 팀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KIA 타이거즈 로저 버나디나, 롯데 자이언츠 앤디 번즈 등 수비형 외국인 타자들의 성공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버나디나는 방망이가 점점 살아나고 있고, 번즈는 잘하는 가운데 부상 암초를 만났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외국인 타자들 평가를 90% 이상 방망이로 하기 때문에 이들의 수비나 주루 활약은 가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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