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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1위 김기태 VS 2위 김경문, 외유내강 둘은 닮았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06-18 01:00


KIA 김기태 감독이 3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앞서 저글링을 하고, 모래주머니를 흔들며 웃고 있다.사진제공=KIA 타이거즈

◇NC 김경문 감독.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6.14/

올시즌 프로야구 판도에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을 꼽으라면? 삼성 라이온즈의 꼴찌? kt위즈의 9위 추락? 한화 이글스의 8위 주춤? 하위권팀 변수는 전문가들의 시즌전망 틀속에 있었다.

가장 큰 충격파는 KIA 타이거즈의 1위 질주와 NC 타이노스의 2위다. KIA는 17일 현재 43승23패로 1위, NC는 41승1무24패로 1.5게임차 2위다. 3위 두산 베어스는 NC에 6게임차 뒤져 있다.

전문가들은 열이면 열, 3년 연속 두산 베어스의 리그 지배를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KIA는 강력한 선발진과 짜임새 있는 방망이 등 플러스 요인을 뭉쳐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며 1위를 지켜내고 있다. NC 역시 연이은 부상악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IA와 NC의 최상위권 약진. 그 중심에 다른 듯 닮은 김기태 KIA 감독과 김경문 NC 감독의 '외유내강 리더십'이 있다.

KIA의 반란은 이유가 분명하다. 최형우가 가세했고, 호타준족으로 뽑은 로저 버나디나가 대박조짐이다. 여기에 헥터 노에시는 2년차 들어 더 강해졌고, 1년 계약으로 KIA에 잔류한 양현종은 에이스다운 면모다. 왼손 팻 딘은 이닝이터 역할을 해주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임기영은 7승2패에 평균자책점 1.82(리그 1위)를 기록중이다. 불펜 평균자책점 5.83(리그 9우)으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상대에게 한대 맞을 수 있지만 두대, 세대를 가격한다. 이른바 정면승부다.

NC는 알쏭달쏭 2위다. 에이스 제프 맨쉽이 팔꿈치 부상으로 빠져 있다. 에릭 해커, 이재학 구창모가 붙박이 선발, 장현식(최금강) 이형범 등이 땜질 선발로 나서고 있지만 최근 10경기에서 8승2패다. 에릭 테임즈가 빠져 나간 자리를 재비어 스크럭스가 대체했다. 이후 나성범과 스크럭스가 부상으로 빠져도 '이보다 단단한 잇몸'들이 나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형님 리더십 VS 믿음의 야구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과의 벽을 허무는 것이 감독의 첫 번째 할일이라고 말한다. 선수들 속으로 들어가야 그들의 꿈과 욕망을 캐치해 낼수 있다. 팀이 잘나갈 때 오히려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조금이라도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선수 스스로 100% 자신할 때까지는 내버려둔다. 최근 임기영이 폐렴으로 입원전 감독실을 찾아와 심하지 않다며 출전의지를 밝히자 손사래를 쳤다. '앉은 김에 쉬어가라'며 아무 생각없이 쉬라고 했다.


때로는 옆에서 지켜보는 이들이 속이 탈 정도로 일부 선수들에게 무한 기대를 걸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잃은 것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플러스, 마이너스가 만나 결국은 플러스로 마무리된다. 적어도 올시즌 지금까지는 그렇다.

선배인 김경문 감독은 이런 김기태 감독을 칭찬했다. 후배지만 존중한다. 김경문 감독은 연패를 당하면 선수들에게 오히려 "연패는 야구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다. 배우는 자세로 임합시다"라고 자주 말한다. 지금 잘된다고 자만하지 말고, 잘 안된다고 포기하지 말자는 말을 입버릇처럼 얘기한다.

박종훈 한화 이글스 단장은 NC다이노스 본부장 시절 김경문 감독을 두고 "선수의 장점만을 보고 그 선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몇 안되는 지도자"라고 했다. 단점을 최소화시키는 것도 좋지만 오히려 장점을 극대화시켜 선수 본연의 가치를 끌어올린다.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다

김기태 감독과 김경문 감독도 여느 지도자와 마찬가지로 이기면 웃고, 지면 말문을 닫는다. 경기전 줄담배를 놓지 못하는 김기태 감독과 패한 뒤엔 얼굴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김경문 감독. 그들도 사람이다. 하지만 마음을 함부로 드러내지 않는다.

김기태 감독은 사석에서 "아래 순위 팀 입장에서 3게임 차는 커보이지만 윗 팀 입장에서 3게임 차는 금방 따라잡힐 것같아 불안하다. 매달 목표 승수를 딱딱 채워 빨리 순위를 결정짓고 싶다"고 했다. 솔직한 속내다.

김경문 감독 역시 매경기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안간힘이다. 허무하게 질때면 몸살을 앓을 정도로 경기에 집중한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것은 일상다반사다.

하지만 둘은 감정을 표출하는 대신 속으로 삼킨다. 김경문 감독은 프로야구 사령탑의 대인관계, 인격수양은 "매일 매일 나와의 싸움"이라고 했다. 김기태 감독 역시 역정을 내기보다는 담배에 먼저 손이 간다.

팀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흔들림없는 원칙이다. 두 감독은 선수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것에 있어서는 기준이 명확하다.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에게는 그에 합당한 기회를 준다. 프로세계에 붙박이 주전은 있을 수 없다는 첫번째 원칙만은 변함없다. 자주 웃는 김기태 감독, 웬만해선 야단치는 법이 없는 김경문 감독. 하지만 KIA와 NC 내부에선 주전다툼과 선의의 경쟁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팀이 망가지는 것도, 팀이 돌아가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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