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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기대를 접을만 하면, 불꽃 투구를 펼친다. LG 트윈스는 헨리 소사에 대한 기대치를 어느정도 기준에 맞춰야 할까.
하지만 올시즌을 보면 기복이 너무 심하다. 개막 후 1달 매우 좋은 페이스를 보이다, 4월 말부터 5월 말까지 1달은 매우 안좋았다. 그러다 6월 중순까지 다시 정신을 차리는 듯 했다. 5월31일 넥센전, 6월11일 SK 와이번스전 연속 1실점 호투로 2연승을 챙겼다. 그 사이에는 6월9일 SK전 임시 마무리로 등판해 세이브까지 챙겼다.
그렇게 다시 살아나나 했지만 6월 말까지 또 부진했다. 3연패를 당했다. LG는 소사에게 충분한 휴식을 줬다. 그리고 지난 12일 SK전을 통해 다시 선발로 등판했다. 이 때부터는 한 경기씩 들쭉날쭉이다. 5실점 패전-7이닝 무실점 승리(18일 kt 위즈전)-6실점 패전(25일 넥센전)-한화전 완투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구위는 리그 선발 요원중 최고 수준이다. 소위 말하는 '긁히는 날'에는 어떤 타선도 소사를 쉽게 상대할 수 없다. 2012년부터 쭉 한국에서 뛰어 한국 타자들을 잘 아는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최고 강점은 튼튼한 몸이다. 한국에서 뛰며 부상 등으로 속을 썩인 적이 거의 없다. 2015 시즌 194⅓이닝, 지난 시즌 199이닝을 던졌다.
하지만 단점도 명확하다. 자신의 강한 공을 이용할 줄 모른다.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빠른 공을 두고, 변화구 승부를 고집하다 맞는다. 도망가는 피칭을 하다 투구수만 늘린다. 좋은 구위에 비해 제구력은 부족하다고 냉정히 봐야 한다.
한화전까지 시즌 성적 8승7패 평균자책점 4.15다. 소사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0승을 거뒀는데, 10승을 넘어선 적은 없었다. 올해 페이스는 최대 12~13승 페이스인데, 이 기록도 장담할 수는 없다. 올해도 지난 2년과 비슷한 성적을 기대하면 될 것 같다.
2015년 60만달러를 받고 LG에 입단한 소사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90만달러의 거액을 받았다. 10승에 5할 언저리 개인 승률, 4~5점대 평균자책점은 몸값과 비교하면 100% 성에 차지 않는다. 특히, 최근 경기 2승은 타력도 약하고 분위기도 안좋은 kt, 한화를 상대로 따낸 승리라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시선도 있다. 지난달 17일부터 KIA 타이거즈(2경기)-넥센(2경기)-SK(1경기)를 상대로는 5경기 4패다. 하지만 승수를 떠나 소사의 이닝 소화력이 곧 돈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많다.
현재 LG는 에이스 역할을 해야할 데이비드 허프가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져있어 소사의 꾸준한 활약이 더욱 절실하다. 류제국과 임찬규의 체력이 떨어졌고, 차우찬도 실점이 많다. 김대현이 잘해주고 있지만 아직 고졸 2년차다. 그래서 소사에 대한 기대치, 눈높이가 더욱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소사의 활약을 어떤 기준에 맞춰 평가하느냐, 당장 올시즌도 문제지만 내년 시즌 재계약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중요한 사안이다. 물론, 1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하고도 소사보다 못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타 팀 외국인 투수들을 기준으로 보면 소사는 복덩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