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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김현수, ML서 한글 이름 유니폼 입고 뛴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8-10 13:53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한글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뛰는 오승환, 김현수를 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가 특별한 이벤트를 벌인다. 선수 유니폼 등에 이름 대신 선수의 닉네임을 부착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오는 26일(이하 한국시각)부터 28일까지 '플레이어스 위크엔드(Players Weekend)'로 지정하고 특별히 닉네임을 부착하고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 수 있게 했다.

많은 선수들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닉네임을 선택한 가운데,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유니폼도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먼저 한글 이름을 등에 새기기로 한 선수들이 있다. 그 주인공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오승환과 필라델피아 필리스 김현수. 다른 영어 닉네임을 대신해 한글 이름으로 미국팬들에게 어필하기로 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는 'tokki1'을 택했다. 사연이 있다. 2013년 신시내티 레즈 시절 함께 뛰었던 조이 보토와의 '커플 닉네임'이다. 보토는 이번 이벤트 기간 'tokki2'를 등에 단다. 당시 보토는 추신수의 놀라운 활약에 '당신은 나의 토끼'라고 찬사를 보냈었다. 보토는 개 경주장에 가면 개들이 달릴 수 있게 앞에서 모형 토끼가 트랙을 도는데, 이를 추신수에 빗댄 것이다. 개들은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그 토끼를 따라잡을 수 없다. 올어라운드 플레이어 추신수를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계속 자신이 그렇게 될 수 있게 따라가겠다는 의지를 토끼 사례로 표현한 것이었다. 당시 추신수는 양손을 머리 위에 올려 토끼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고, 보토에게 한국말로 'Rabbit(토끼)'이 토끼(tokki)라는 것을 알려주기도 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7년까지 이어져 'tokki' 닉네임으로 의기투합 했다.

한편, LA 다저스 류현진은 한국에서부터 불려온 '괴물'을 뜻하는 'Monster'를 사용하기로 했다. NC 다이노스에서 오래 뛰어 친숙한 밀워키 브루어스 에릭 테임즈는 한국에서 얻은 닉네임인 '상남자'의 철자를 그대로 딴 'SANG NANJA'를 등에 붙이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상남자'가 '진짜 사나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라고 소개됐다.

한편, 현지 선수 중에는 시애틀 매리너스 카일 시거의 닉네임이 주목을 받았다. 그가 선택한 건 'Corey's Brother'다. 말 그대로 '코리의 형'이다. 동생 코리 시거는 현재 다저스 주전 유격수로 맹활약 중이다.

이번 플레이어스 위크엔드 주간 선수들의 유니폼은 알록달록한 무늬들로 독특하게 디자인됐다. 그리고 이 유니폼 판매 수익금을 추후 아마추어 야구와 소프트볼 선수 육성에 사용할 예정이다. 선수들은 평소 착용할 수 없던 화려한 스파이크, 글러브, 배트, 보호대 등을 사용해 팬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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