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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선발진은 KBO리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탄탄하다.
'판타스틱4'라고 불릴 정도인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이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건재하고 올 시즌 두각을 나타낸 5선발 함덕주까지 5인 선발로테이션에 빈틈이 없다.
승수로 보면 역시 니퍼트가 에이스다. 니퍼트는 올 시즌 25경기에 선발 등판해 13승7패를 기록중이다. 하지만 장원준(12승7패)과 단 1승 차이로 압도적인 모습이라고 하긴 어렵다. 지난 해 22승(3패) 투수였던 것을 감안하면 승수쌓기가 꽤 더딘 편이다. 평균자책점(ERA)도 지난 해에는 2.95였지만 3.50으로 니퍼트답지 않게 꽤 높다.
더군다나 에이스의 덕목 중 하나인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실패했다. 지난 달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등판한 니퍼트는 4이닝 8안타(1홈런) 3볼넷 3탈삼진 7실점(6자책)이라는 놀랄만한(?) 투구를 했다. 이날 경기는 1위 KIA와 2.5경기 차로 따라붙었던 상황이라 1승이 중요한 때였다. 현재 두산은 KIA와 5.5경기차로 벌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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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닝수로 보면 유희관이 에이스에 근접해있다. 유희관은 올 시즌 니퍼트와 같은 25경기에서 163⅓이닝을 소화해내 니퍼트(154⅓이닝)보다 무려 9이닝, 그러니까 한 경기 정도 많은 이닝을 먹어줬다. 게다가 완봉승 1번에 완투승도 2번 기록했다. 하지만 유희관(8승6패) 역시 지난해 15승6패를 기록한 선발 투수치곤 승수가 많이 모자르다. 게다가 유희관은 올해 유난히 자주 난조를 보이고 있다. 후반기 들어서는 2승 후 4연패 중이다. 김태형 감독까지 "좌우 코너를 이용해야 하는데 공이 몰린다. 이제는 유희관이 어떤 투수인지 다 안다. 제구도 안되는 상황에서 어떤 공을 어느 코스로 던지는지 나와 있기 때문에 맞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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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부상에서 돌아온 보우덴은 논외로 치더라도 두산의 선발 4명은 각기 장점있는 모습으로 활약중이다. 물론 지난해보다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인지 '누가 에이스다'라고 콕 집어 말하기도 힘들다. 정규 리그 남은 한달, 두산의 에이스 자리는 누가 앉게 될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