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위크엔드스토리]KIA의 2017년 어게인 2009년?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7-09-28 22:52


2009년 KIA는 19연승을 달린 SK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었다. 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가 벌이는 정규리그 우승싸움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지난 24일 공동 1위가 된 뒤 양팀은 한경기씩 치렀다. KIA가 26일 LG 트윈스에 6대0 완승을 거둬 다시 반게임차 1위가 됐고, 두산이 27일 kt 위즈에 패하면서 1게임차로 벌어졌다. KIA는 28일 한화를 잡았다.

28일 현재 KIA는 4경기, 두산은 3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2009년을 떠올리게 하는 치열한 선두경쟁이다. 8년 전 KIA는 SK와 끝까지 치열한 선두다툼을 했다. 2위 SK가 연승을 달리며 쫓아왔지만, KIA는 연승으로 추격을 따돌렸다. 2009년 KIA와 2017년 KIA, 비슷한 듯 하면서 다른 두 팀이다.

▶2009년 KIA

2009년 KIA와 올해 KIA는 선수 영입을 통해 힘을 키웠다. 2009년 KIA는 그해 5월에 LG 트윈스 김상현을 영입했다. 김상현이 가세하면서 타선에 불이 붙었다. 활화산 같은 타선이 안정된 선발진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SK를 잡을 수 있었다. 타격과 선발진의 조화에 유동훈이라는 마무리 투수가 탄생했고, 시즌 막판엔 결점이 없는 팀이 됐다.

그래도 시즌 막바지에 심장을 조이는 아슬아슬한 순간이 있었다. 3위를 달리며 조금씩 선두권과 차이를 좁히던 KIA는 8월에 마침내 1위에 올랐다. 8월 2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대3으로 이겨 두산과 SK를 제치고 1위가 됐다. 이후 상승세가 이어졌다. 8월에 20승4패, 승률 8할3푼3리를 기록했다. 3위까지 떨어졌던 SK는 8월 말부터 다시 기운을 차리고 승리를 챙기기 시작했다.

8월말 2위 SK와 5.5게임차, 3위 두산과 8.5게임차였다. KIA가 편하게 우승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SK는 포기하지 않았다. 8월 25일부터 연승을 하기 시작했다. 5연승이 10연승으로 늘어났고, 13연승 끝에 9월 16일 LG와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때까지 KIA와 SK의 승차는 1.5게임. KIA는 5게임, SK는 6게임을 남겨놓고 있었다.

SK 상승세는 계속됐다. 한화, 삼성을 연파하고 17연승을 달렸다.

그럼에도 KIA는 여유가 있었다. 양현종-로페즈-구톰슨-이대진-서재응 등 안정된 선발진에 한기주와 유동훈을 앞세운 든든한 불펜진, 최희섭 김상현이 포진한 무서운 타선이 SK 추격에 맞불을 놓았다. 9월 15일 히어로즈전부터 6연승을 거둔 KIA는 18연승을 기록한 SK와 1.5게임차 간격을 계속 유지했다. 그리고 마지막 9월 25일, KIA는 히어로즈에 1-2로 뒤지다가 8회말 최희섭의 역전 3점 홈런에 힘입어 극적인 5대2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확정했다. SK는 25일 두산전에서 이겨 KIA가 패하길 바랐으나 염원은 이뤄지지 못했다. 결국 SK는 26일 두산전까지 승리하며 19연승을 달렸으나, KIA와 1게임차는 좁히지 못했다.


KIA는 81승4무48패, SK는 80승6무47패를 기록했다. 현재의 무승부가 빠진 승률 계산으로 하면 SK가 6할3푼으로 KIA(0.628)를 앞서 우승을 할 수 있었는데, 당시엔 무승부도 경기수에 포함시켰다. 즉 무승부가 패가 되는 계산법에 다라 KIA가 6할9리, SK가 6할2리가 됐다.

▶2017년 KIA

지난 겨울 FA 최형우을 영입한 KIA는 키스톤 콤비 안치홍 김선빈이 군에서 제대해 복귀했다. 또 시즌 초반 트레이드로 외야수 이명기, 포수 김민식을 데려와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힘이 붙은 KIA는 힘차게 1위로 치고 나갔다.

'9번 타자 김선빈이 타격 1위인 팀'인 KIA 타선은 무시무시했다. 한번의 찬스에서 쉽게 5∼6점을 뽑았다. 양현종 헥터 노에시 팻 딘 임기영으로 이어지는 안정된 선발진은 상대를 압도했다. 특급 선발진에 막강 타선은 2009년과 비슷한데, 불펜은 조금 다르다. 2009년 자연스럽게 풀렸던 불안한 불펜 숙제를 올해는 끝까지 해결하지 못했다.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한 임창용은 흔들렸고, 새 마무리 김윤동은 기복이 심했다. 지난해 세이브왕 김세현까지 넥센에서 데려왔지만, 그도 지난해의 강인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불펜 난조로 몇 차례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또 백업이 약한 상황에서 주전들의 체력이 떨어져 위기를 맞기도 했다. 타선이 약해지자 KIA는 예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타이거즈가 주춤하는 동안 두산이 치고올라왔다. 지난 8월 31일과 9월 1일 맞대결에서 KIA가 이겨 4.5게임차. 승부가 결정난 듯 했는데, 양팀 행보가 엇갈렸다. KIA는 24일까지 8승11패로 주춤했고, 두산은 12승6패 상승세를 탔다. 두산은 KIA에 패한 이후 6승6패, 5할 승률에 그쳤는데, 9월 16일 대구 삼성전부터 살아났다. 지난 22일 KIA와 맞대결서 승리하면서, 격차를 반게임까지 좁혔다. 그리고 24일 kt를 누르고 공동 1위까지 올랐다.

2009년 SK에 쫓겼던 KIA는 올해 두산과 피말리는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KIA는 2009년처럼 지치지 않고 따라오는 경쟁자를 물리치고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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