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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의 아름다운 동행은 8년만의 통합우승, V11으로 아름답게 끝맺음을 했다.
그것이 정규시즌 후반 KIA가 위기를 맞았던 이유다. 주전멤버로만 144경기를 치를 수는 없다. 체력적인 저하와 함께 잔부상에 시달린다. 그럴 때 뒤에서 받쳐주는 백업 요원이 있어야 주전들도 긴 시즌을 끝까지 할 수 있다.
우승의 적기라고 생각한 구단의 과감한 트레이드는 전력 상승과 함께 팀의 우승으로 이어졌다. 구단의 빠른 판단과 신속한 행동으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구성으로 내년에도 우승을 한다는 보장은 없다. 올시즌은 다행스럽게도 큰 부상으로 오랜 기간 이탈한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정규시즌에서 도전자들을 물리쳤다. 정예멤버로만 싸우는 한국시리즈에선 두산을 압도하며 우승했다.
내년에도 선수들이 부상이 없고 부진하지 않는다면 또한번의 우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만약을 대비해야한다. 우승을 하지 못하더라도 강팀으로 군림하기 위해선 선수층을 두텁게 해서 누가 부상으로 빠지더라도 그 손실이 크지 않게 해야한다.
포지션마다 주전이 있어 선수들이 클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주전이 건재하기 때문에 어린 선수를 더 키울 수 있다. 백업요원으로 경기 경험을 쌓으면서 성장하고, 주전의 빈자리를 조금씩 채우다보면 어느새 주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주전들과 함께 경기를 하면서 배우고 성장하는 게 크다. 승리를 통해 자신감도 쌓인다.
성적이 몇년째 나지 않는 팀들이 리빌딩을 외치지만 선수들의 성장이 더딘 것은 배울 수 있는 실력있는 주전급 선수들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승리보다 패하는 일이 더 많으니 자신감이 떨어지고 그것이 경기력 하락을 불러온다.
오히려 지금이 적기다. 주전들만 믿지말고 그들을 대신할 수 있는 카드를 만들어내야 한다. KIA는 3일부터 2군 선수들이 주축이 된 마무리 훈련을 실시한다. 그게 리빌딩의 시작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