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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위해 준비했어요."
양현종은 야구계에서 손에 꼽히는 '패밀리맨'이다. 늘 가족을 인생의 최우선 가치로 삼아왔다. 결혼 이전에는 부모님, 결혼 이후에는 아내와 아이들이 양현종의 가슴 한 복판에 자리잡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해외 진출 기회를 마다한 주요 이유중 하나도 "아이가 너무 어려서 해외로 데리고 가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런 양현종에게 아내는 늘 고맙고 미안한 대상이다. 프로야구 선수의 특성상 정규시즌에는 아무래도 집안일에 소흘해지기 십상이다. 원정 이동도 많고, 홈경기 때도 경기에 집중하느라 집에서는 휴식만 취할 수 밖에 없기 때문. 두 아이의 육아와 집안일, 그리고 내조까지 모두 아내가 도맡아왔다.
그래서 양현종은 지난 6일 KBO리그 시상식 때도 MVP 수상 소감에서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언급하기도 했다. 고맙다고 말로만 하지 않았다. 양현종은 시즌 후 직접 여행사에 연락해 파리 여행을 기획했다. 모처럼 아이들도 부모님께 맡기고 아내와 단 둘이서만 가기로 했다. 일종의 위로 여행인 셈이다. 양현종은 "11월말에 그나마 며칠 짬이 나길래 파리 여행을 준비했어요. 가이드가 일정을 다 짜주긴 했는데, 유럽은 처음 가보는 거라 좀 걱정도 되네요. 소매치기도 많이 있다던데…"라면서 "그래도 아내가 무척 좋아할 거 같네요. 숙소도 에펠탑이 바로 보이는 곳으로 잡았어요. 아내한테 '마음껏 써보라'며 신용카드도 아예 맡겼죠"라고 말했다. 내심 설레는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