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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KIA, 내년에도 다승왕 배출한 팀이 우승할까

기사입력 2017-12-29 10:43


KIA 타이거즈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이 지난 10월 30일 잠실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서 승리를 확정, 우승을 차지한 직후 서로를 향해 기쁨을 표시하고 있다. 두 선수는 올시즌 똑같이 20승을 올리며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6년과 2017년 프로야구의 공통점 가운데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다승왕 투수를 배출한 팀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2016년 다승왕은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였다. 두산은 그해 22승을 따낸 니퍼트를 앞세워 정규시즌 정상에 오른 뒤 한국시리즈에서도 니퍼트를 필두로 한 선발 '판타스틱4'를 앞세워 NC 다이노스를 4승으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시즌에는 KIA 타이거즈가 그랬다. 공동 다승왕을 배출했다.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가 나란히 20승 고지를 밟았다. 한 팀에서 한 시즌 20승 투수가 2명 나온 것은 1985년 삼성 라이온즈 김시진과 김일융(각 25승) 이후 역대 두 번째다. KIA는 한국시리즈에서 양현종의 호투를 발판삼아 두산을 꺾고 8년만에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앞서 다승왕을 배출한 팀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동시에 제패한 것은 단일리그가 시작된 1989년 이후 10번 있었다. 1991년 해태 타이거즈(선동열 19승), 1993년 해태(조계현 17승), 1994년 LG 트윈스(이상훈 18승), 2000년 현대 유니콘스(임선동 정민태 김수경), 2003년 현대(정민태 20승), 2008년 SK 와이번스(김광현 16승), 2009년 KIA(로페즈 14승), 2010년 SK(김광현 17승), 2012년 삼성(장원삼 17승), 2013년 삼성(배영수 14승)이 이같은 기록을 남겼다. 즉 29번의 단일리그서 '다승왕 배출=통합 우승' 공식이 12번 성립됐다는 이야기다. 아무래도 강력한 에이스를 보유한 팀이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페넌트레이스를 잘 소화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 갖는 한국시리즈서도 절대 유리하다.


두산 베어스로 팀을 옮긴 조쉬 린드블럼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13승을 거둔 바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016년 두산은 니퍼트와 장원준, 유희관, 마이클 보우덴 등 4명의 투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모두 15승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선발진이 강력한 팀은 그 누구도 당해낼 수가 없는 법이다. 스토브리그가 한창인 요즘 각 구단의 외국인 투수 2명의 면면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KIA는 헥터와 함께 올해 176이닝, 9승을 올린 팻딘과도 재계약했다. 양현종, 헥터, 팻딘으로 이어지는 KIA 선발진은 여전히 최강 수준으로 꼽힐 만하다. KIA가 내년에도 우승을 차지할 가장 강력한 후보임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이미 다승왕 후보 2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승왕에 명함을 내밀 수 있는 투수로는 또 누가 있을까. 아무래도 공수 전력이 안정적인 팀에서 다승왕이 나온다고 봐야 한다. 두산에서는 조시 린드블럼과 장원준을 후보로 들 수 있다. 린드블럼은 롯데 자이언츠 시절인 2015년 210이닝, 13승을 따낸 바 있다. 장원준은 꾸준함의 대명사다. KBO리그 4번째 시즌을 맞는 롯데 브룩스 레일리, SK 메릴 켈리도 다승왕에 도전할 수 있는 후보들이다. 두 선수는 올시즌 각각 13승, 16승으로 생애 최다승을 기록했다. 두 차례 다승왕 출신 SK 김광현도 다승왕 후보로 꼽히지만,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수술)를 받고 돌아오는 만큼 구단서 등판 경기수와 투구이닝에 제한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연봉 150만달러를 받는 넥센 히어로즈 에스밀 로저스도 에이스감으로 꼽히지만 부상 경력과 기복이 변수다.

새롭게 선을 보이는 외국인 투수들의 경우 적응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다승 경쟁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100만달러 이상을 받는 롯데 펠릭스 듀브론트, SK 앙헬 산체스, 삼성 팀 아델만 등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투수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발투수의 승리는 동료들이 도와줘야 하고, 한 시즌 꾸준히 팀 성적이 꾸준하려면 로테이션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다승왕 투수가 우승까지 차지하려면 전체적인 팀 전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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