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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말, 내가 책임진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2년 뛰었는데도, 아직은 두산 베어스 잔상을 강하게 풍기는 김현수다. 그 김현수가 다른 팀도 아니고, 한지붕 라이벌 LG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더욱 어색하다.
김현수는 "한국 복귀와, 팀 선택에 있어 고민을 안했다면 거짓말이다.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솔직히 전 소속팀 생각을 먼저 하지 않겠나. 하지만 두산에서는 나에게 얘기한 게 없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했다. 김현수는 친정 두산을 적으로 상대하게 된 것에 대해 "첫 경기는 정말 떨릴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제 LG 선수니 무조건 이기겠다는 생각만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내가 한 말, 내가 책임진다."
한국행을 결정한 김현수를 힘들게 한 게 있었다. 바로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 당시 인터뷰였다. 김현수는 당시 "돌아오면 실패자"라고 당돌하게 얘기했었다. 그런데 2년 만에 돌아오게 됐다. 많은 이들이 실패자라고, 그 실패자가 엄청난 돈을 받게 됐다고 비아냥거렸다.
김현수는 이에 대해 "내가 한 말이니 내가 책임지는 게 맞다. 생각이 짧았다"고 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 기자회견이라고 하니 신이 났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실수를 한 것 같다"고 했다. 김현수는 그러면서도 "나쁜 의도는 아니었다. 가서 잘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현하고 싶은 것 뿐이었다"고 말하며 아쉬워했다.
김현수는 "많이 배웠다. 내 의도가 아니라고 해도, 듣는 사람이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내 실수가 맞다. 언행에 있어 신중히,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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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2년, 배운 게 많다."
결국 편하게 야구하고,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기에 한국 복귀를 결심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김현수는 정말 미국에 남고 싶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 그 곳에서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겨루고 싶었다.
김현수는 "스플릿 계약이라고 해도 미국에 남고 싶었나"라는 질문에 "계약 조건은 상관 없었다. 무조건 미국에서 더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왜 한국에 돌아오게 된 것일까. 김현수는 "미국 팀과 계약을 하려면 2월20일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얘길 들었다. 어느 팀이라도 계약이 된다는 보장이 된다면 모르겠지만, 미래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무모한 도전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때 가서 계약을 한다고 해도 비자 발급 등 문제로 인해 정상적으로 시즌 준비를 할 수 없다. 한국 복귀가 최선인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김현수는 "그래도 미국에서 2년을 뛰며 배운 게 많았다. 나만의 루틴이 확실히 생겼다. 어렸을 땐 '무조건 많이'를 생각했는데, 이제는 양보다 질"이라고 말하며 "볼티모어 동료였던 애덤 존스를 보며 야구 실력 뿐 아니라 리더십 등도 배울 수 있었다. 새 팀이기에 아직은 내가 나서기에 조심스럽지만, 앞으로 조금씩 후배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