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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말, 내가 책임진다."
LG 트윈스의 2018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동력은 바로 김현수의 가세일 것이다.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1위를 차지했지만, 결국 가을야구를 못한 건 해결사 역할을 해줄 강타자가 없었다는 것이었는데 이 갈증을 김현수가 풀어줄 수 있다. 115억원의 사나이, 김현수를 미국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피닉스에서 만났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2년 뛰었는데도, 아직은 두산 베어스 잔상을 강하게 풍기는 김현수다. 그 김현수가 다른 팀도 아니고, 한지붕 라이벌 LG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더욱 어색하다.
김현수는 "한국 복귀와, 팀 선택에 있어 고민을 안했다면 거짓말이다.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솔직히 전 소속팀 생각을 먼저 하지 않겠나. 하지만 두산에서는 나에게 얘기한 게 없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했다. 김현수는 친정 두산을 적으로 상대하게 된 것에 대해 "첫 경기는 정말 떨릴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제 LG 선수니 무조건 이기겠다는 생각만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현수는 이어 "LG에서는 좋은 대우를 해주셨다. 또, 미국팀과의 계약을 위해 기달려달라는 부탁도 들어주셨다.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하며 "LG 선수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과 친하게, 즐겁게 지내야 야구도 잘할 수 있다"고 했다. 말은 이렇게 해도, 훈련장에서 동료들과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며 밝게 생활하고 있는 김현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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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말, 내가 책임진다."
한국행을 결정한 김현수를 힘들게 한 게 있었다. 바로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 당시 인터뷰였다. 김현수는 당시 "돌아오면 실패자"라고 당돌하게 얘기했었다. 그런데 2년 만에 돌아오게 됐다. 많은 이들이 실패자라고, 그 실패자가 엄청난 돈을 받게 됐다고 비아냥거렸다.
김현수는 이에 대해 "내가 한 말이니 내가 책임지는 게 맞다. 생각이 짧았다"고 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 기자회견이라고 하니 신이 났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실수를 한 것 같다"고 했다. 김현수는 그러면서도 "나쁜 의도는 아니었다. 가서 잘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현하고 싶은 것 뿐이었다"고 말하며 아쉬워했다.
김현수는 "많이 배웠다. 내 의도가 아니라고 해도, 듣는 사람이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내 실수가 맞다. 언행에 있어 신중히,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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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2년, 배운 게 많다."
결국 편하게 야구하고,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기에 한국 복귀를 결심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김현수는 정말 미국에 남고 싶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 그 곳에서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겨루고 싶었다.
김현수는 "스플릿 계약이라고 해도 미국에 남고 싶었나"라는 질문에 "계약 조건은 상관 없었다. 무조건 미국에서 더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왜 한국에 돌아오게 된 것일까. 김현수는 "미국 팀과 계약을 하려면 2월20일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얘길 들었다. 어느 팀이라도 계약이 된다는 보장이 된다면 모르겠지만, 미래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무모한 도전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때 가서 계약을 한다고 해도 비자 발급 등 문제로 인해 정상적으로 시즌 준비를 할 수 없다. 한국 복귀가 최선인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김현수는 "그래도 미국에서 2년을 뛰며 배운 게 많았다. 나만의 루틴이 확실히 생겼다. 어렸을 땐 '무조건 많이'를 생각했는데, 이제는 양보다 질"이라고 말하며 "볼티모어 동료였던 애덤 존스를 보며 야구 실력 뿐 아니라 리더십 등도 배울 수 있었다. 새 팀이기에 아직은 내가 나서기에 조심스럽지만, 앞으로 조금씩 후배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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