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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투수 김강률(30)이 '건강한 시즌'을 목표로 내걸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비시즌 어떻게 몸을 만들었나.
지인의 추천으로 돗토리 월드윙트레이닝센터라는 곳에 갔다. 단순히 '안 해봤던 걸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훈련했는데, 나와 아주 잘 맞았다. 운동을 하면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할까. 돌아보면 돗토리를 간 것이 내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다. 그곳에서 몸을 만들어 좋은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올해도 똑같이 몸을 만들어야겠다고 일찌감치 마음 먹었다. 고민없이 돗토리를 선택했다.
- 지난해 입단 후 가장 많은 공을 던졌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중용됐다. 체력적으로 고비가 있었을 것 같은데.
정규 시즌 중후반까지는 괜찮았다. 그러나 시즌 뒤 플레이오프에 들어가기 전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쉬고 나서 던지려 하는데 생각보다 스피드가 안 나왔다. 역시 몸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그 순간, 올 겨울 준비를 정말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마침내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무엇이 달라졌나.
코치님들 덕분이다. 늘 옆에서 봐주시고, 세밀한 부분을 수정해 주셨다. 각별히 나를 신경 써 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 조금씩 감이 왔다.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여러 깨달음 속에서 내 밸런스를 찾아갔다. 그리고 부상이 없었던 점이 가장 중요했다. 아프지 않으니 꾸준히 경기에 나갈 수 있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좋아진 것 같다.
-제구에 확실히 눈을 떴다고 봐야하나.
아니다. 아직 부족하다. 나에게 '확실히'라는 건 없다. 그저 전보다 좋아졌을 뿐이다. 더 좋은 제구력을 보유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이제 1년 내 몫을 했을 뿐, 더욱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2007년 입단해 처음으로 억대 연봉을 받게 됐다.
좋은 대우를 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하지만 아직 통장에 들어오지 않아서 지금은 실감나지 않는다.
-이번 캠프에는 후배들도 많고, 주변의 시선도 달라졌다. 책임감이 생겼을 것 같다.
내가 벌써 한국 나이로 31살이라는 게 어색하지만, 후배들이 많아진 게 사실이다. 그런 선수들을 보면 마냥 부럽다. 20대 초반이라는 나이 하나만으로 부럽다. 나 역시 어린 나이에 빨리 잘 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고 후배들에게는 특별한 얘기를 하지 않는다. 기술적으로, 야구적으로 내가 조언해줄 위치는 아니다. 나는 그저 (이)용찬이와 함께 즐겁게 운동하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할 뿐이다. 그동안 선배들에게 밥을 많이 얻어먹었기 때문에 밥도 많이 산다.
-아직 1차 캠프 중이지만, 어떤 2018년을 만들고 싶나.
홀드나 세이브 수치에 대한 욕심은 없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정말 가장 중요하다. 아프지 않아야 좋은 성적이 나든, 나쁜 성적이 나든 할 것이다. 큰 욕심 없이 몸 관리를 잘해서 풀타임을 뛰는 게 개인 목표다. 의욕만 앞서기 보다는 차근차근 내 할 일을 하고 싶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