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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의 첫 연승.
삼성은 6일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 키버스 샘슨을 만나야 했다. 삼성 선발은 백정현. 선발 매치업상 밀릴 수 있는 경기였는데 비로 경기가 취소되며 행운의 조짐이 보였다. 그리고 KT를 꺾으며 개막 37경기 만에 감격을 누렸다. 결국 해줘야 하는, 해줄 선수들이 승리를 만들어줬다.
▶삼성 프랜차이즈 최다승 타이 윤성환
그러나 KT전은 이를 악물고 던지는 모습. 5이닝 3실점으로 잘 버텨줬다. 투구수 100개가 넘어간 5회에도 130km 중후반대 구속을 유지했다. 최수원 구심의 바깥쪽 스트라이크 콜이 후했는데, 제구가 좋은 윤성환이 이 점을 노련하게 활용해 KT 타선과 맞서싸웠다.
윤성환은 시즌 두 번째 승리이자, 프로 데뷔 후 124번째 승리를 따냈다. 이는 삼성 구단 역사상 개인 최다승 타이 기록이다. 현재 한화 이글스에서 뛰고 있는 배영수가 124승을 거두고 한화로 적을 옮겼다. 이제 1승만 더하면 삼성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된다. 또, 역대 최다승 공동 11위인 김시진 KBO 경기운영위원과 정민태 한화 코치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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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움 날린 박한이의 한방
이날 승부처는 6회초. 삼성의 4-3 살얼음 리드가 이어지던 상황이었다. KT 선발 고영표가 구자욱에게 안타, 그리고 강민호에게 사구를 내주며 흔들렸다. 이 때 등장한 선수가 8번-지명타자 박한이. 박한이는 볼카운트 2B2S 상황서 고영표의 직구를 제대로 잡아당겼고, 승리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포로 연결시켰다. 시즌 마수걸이포가 아주 중요할 때 터졌다.
시즌 개막 후 박한이의 입지는 매우 불안했다. 개막 엔트리에 들었고, 개막 전에는 주전 지명타자 후보로 거론되며 기회를 얻었으나 부진했다. 결국 4월2일 2군으로 내려갔다. 절치부심 준비해 올라와 맹타를 휘둘렀다. 4월18, 19일 롯데전과 20일 KT전 3경기에서 7안타를 몰아쳤다. 하지만 또 다시 2군행 통보를 받아야 했다. 특별한 부상도 없었다. 안그래도 타격이 침체였던 삼성인데 박한이의 2군행에 많은 팬들이 의아함을 표시했다. 사실 팀 리빌딩 작업과 발맞춰 지난해부터 기회를 잃었던 박한이다. 프로 구단이 롱런하기 위해서는 노장의 출전 횟수가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베테랑들을 배척하면 의구심만 증폭시키게 된다.
그렇게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팀 첫 연승에 결정적인 한방을 날렸다. 프로는 결국 실력으로 보여주면 되는 곳이다. 극도로 부진하지 않는 한, 당분간은 2군에 내려갈 일은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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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첫 연승 도전 의지, 구자욱의 복귀에서 느껴졌다. 옆구리 부상으로 4월6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구자욱이 KT전을 앞둔 7일 1군에 등록되며 출격을 예고했다. 그리고 6번-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김한수 감독은 "한 번에 다 보여주려 하지 말고, 6번 타순에서 부담 없이 가볍게 치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시작은 불안했다. 너무 오랜만에 1군 경기에 출전해서 그런지, 1회말 무사 1, 2루 위기서 상대 유한준의 평범한 우익수 플라이 타구를 놓쳤다. 무사 만루 대위기가 이어졌다. 윤성환의 호투로 1실점에 그쳤지만, 만약 1회부터 대량 실점 했다면 구자욱은 역적이 될 뻔 했다.
그 부담을 덜었는지, 타석에서 방망이는 시원하게 돌렸다. 2회 첫 타석에서 1타점 동점 3루타를 때렸다. 6회에는 박한이의 쐐기 3점포까지 연결을 시키는 선두타자 안타를 기록했다. 1루쪽 땅볼을 때리고도 악착같이 달려 슬라이딩, 내야안타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7회 역시 1사 2루 찬스서 안타를 때려 추가점의 발판을 마련해줬다.
시즌 첫 3안타 경기. 부상 전 11경기에서 타율 2할1푼3리로 허덕이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