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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박세웅(23)이 드디어 마운드에 섰다.
박세웅은 20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펼쳐진 상무전에서 팀이 6-18로 뒤지던 6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2이닝 동안 7타자를 상대하면서 1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박세웅의 복귀는 롯데 마운드가 한층 더 단단해짐을 의미한다. 롯데는 지난해 맹활약했던 선발 박세웅, 불펜의 조정훈이 시즌 초반 이탈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 브룩스 레일리의 컨디션도 오르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타선까지 부진에 빠지며 개막 7연패의 멍에를 쓰기도 했다. 4월 들어 안정을 찾는 듯 했으나 베테랑 선발 송승준이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쳐 선발 자리에 구멍이 생겼다. 대체 선발로 낙점된 노경은이 5경기에 선발로 나서 1승2패, 평균자책점 2.37로 선전했다. 김원중, 윤성빈이 제 몫을 해주고 오현택-진명호-손승락이 구축한 필승조에 듀브론트, 레일리까지 살아나면서 비로소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확실하게 승리를 책임져 줄 선발 투수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 지난해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던 박세웅의 가세는 롯데의 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하다.
롯데는 그동안 박세웅이 불펜 피칭과 실전으로 몸을 완벽하게 끌어 올린 뒤 1군으로 올린다는 계획이었다. 2군에서 선발로 1~2차례 마운드에 올라 점검을 마친 뒤 조원우 감독의 부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상황에 따라 5월 내 복귀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박세웅이 얼마나 빠르게 체력과 구위를 끌어 올릴지가 관건이다. 상무전에서 2이닝을 잘 막았다. 그러나 상대 타자들이 큰 점수차로 앞선 상황에서 집중력이 다소 떨어졌던 점도 감안해야 한다. 선발 등판을 통해 확실하게 구위를 점검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는 '부상 재발'에 대한 두려움이다. 프로 무대에서 풀타임 선발로 자리 잡은 뒤 처음 경험하는 부상과 재활이다. '다치면 안된다'는 두려움이 제 기량을 막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영리하게 공을 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감 회복'이 가장 큰 숙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