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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만남, 결과는 마치 전 경기를 보듯 비슷했다.
첫 맞대결은 비교적 늦게 성사됐다. 지난달 11일이었다. 장소는 수원. 당시 니퍼트는 8이닝 동안 3실점하며 끝까지 버텼다. 친정 선수들을 상대로 첫 투구여서 그런지 초반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김재호와 최주환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는 등 힘겨운 경기를 했다. 그래도 8회까지 115개의 공을, 이를 악물고 던졌다. 하지만 팀 타선이 1점도 뽑지 못해 0대6으로 졌다. 패전투수가 됐다. 그 때 상대 승리투수는 이용찬이었다. 7이닝 무실점 완벽한 투구로 시즌 10승을 달성했다.
운명의 장난처럼, 두 번째 맞대결도 모든 게 비슷했다. 잠실이 아닌 수원에서 또 친정을 만났다. 이날 상대 선발도 이용찬이었다. 이용찬은 당시 승리를 거둔 후 3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니퍼트에게 두산전은 또다시 악몽이었다. 3회 김재호가 역전 스리런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 맞대결에서도 니퍼트에게 홈런을 뽑아냈던 김재호는 니퍼트 천적으로 거듭날 기세다. 두산전을 앞두고 열흘을 쉰 니퍼트였기에, 컨디션이 좋을 걸로 예상됐지만 실제는 달랐다. 니퍼트는 1회부터 4회까지 매이닝 2명 이상의 주자를 출루시키며 위기를 맞았지만, 3회 실점을 제외하고는 꾸역꾸역 두산 타선을 막아냈다. 그러는 사이 팀 타선이 점수를 뽑아줬으면 좋았건만, 이용찬의 호투에 눌리며 니퍼트를 도와주지 못했다.
결국 니퍼트는 6회 1사 1, 3루 위기에 처했고 최주환의 내야 땅볼 때 1실점을 더하고 말았다. 6이닝 동안 120개의 공을 던지며 분투했지만, 경기가 2대4 스코어 그대로 끝나며 다시 한 번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용찬은 니퍼트를 만나 시즌 11번째 승리를 거뒀다.
수원에서 경기를 치른 점, 상대가 이용찬으로 같았다는 점, 피안타 9개와 탈삼진 6개씩을 똑같이 기록했다는 점, 김재호에게 홈런을 맞았다는 점 등이 똑같았던 두산전 두 경기였다. 개막 전, 자신을 떠나보낸 두산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며 두산을 상대로 꼭 이기고 싶었을 니퍼트에게는 상처가 남게 됐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