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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야구대표팀이 건강하지 못하다.
어쨌든 대표팀 입장에서는 매우 큰 악재다. 엔트리가 한정돼 있고, 교체가 불가능한 단기전이라 남은 선수들 만으로 빡빡하게 잔여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 인도네시아전 때 등장한 변칙 라인업이 바로 이 부분에 대한 선 감독의 고민을 대변한다.
내야수 엔트리가 총 6명인데 여기서 2명이 빠져버린 터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4명이 전부 한 자리씩 맡아 출전해야만 했다. 결국 박병호(1루)와 박민우(2루)만이 겨우 원래 자기 포지션에 나왔을 뿐 황재균(유격수)과 안치홍(3루수)은 낯선 위치에 서야 했다. 이들이 해당 포지션에 선발로 나온 건 각각 7년, 9년 만이다.
더 큰 불안요소도 있다. 내야수가 자칫 경기 중 다치게 되는 일이다. 이러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최악의 경우 외야수 누군가가 내야에 들어와야 되는 상황도 벌어진다. 그런 면에서 김하성, 오지환이 장염에 걸린 게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건 불운한 것도 있지만, 부주의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미 아시안게임이 한창 진행중이라 자카르타 선수촌에서의 음식과 위생에 대한 정보가 선수단에게 많이 전달된 상황이었다. 또 야구는 대다수 아마추어 종목과는 달리 KBO가 최상급으로 지원 한다. 이미 음식과 물 등을 부족함 없이 공급하고 있다. 게다가 단체 종목은 대부분 함께 모여 식사를 하고, 같은 숙소를 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집단도 아니고 특정 개인만 장염에 걸렸다면 그건 해당자가 부주의했던 측면이 크다. 더구나 일반인보다 몇 배나 더 건강한 신체를 지닌 프로 선수들이다. 낯선 환경을 탓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어쨌든 김하성과 오지환이 빨리 회복돼 팀에 합류한다면 조금은 숨통이 트이게 된다. 28일과 29일, 슈퍼라운드 일본과의 경기 전까지 주어진 이틀의 시간 동안 이들이 얼마나 회복할 지가 관건이다. 의지로 될 차원은 아니지만, 이들 스스로도 빠른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만 한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