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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한 시즌을 날렸다. 참혹한 실패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는 흉작 중 흉작이다. 지미 파레디스와 반슬라이크 모두 실패했다. 파레디스는 21경기 타율 1할3푼8리(65타수 9안타) 1홈런 4타점의 기록을 남기고 지난 6월 퇴출됐고, 7월초 영입한 반슬라이크는 12경기 타율 1할2푼8리(39타수 5안타) 1홈런 4타점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누구 하나가 더 낫다고 표현하기도 민망한 지표다. 그나마도 반슬라이크는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허리 통증을 이후로 재활군에 내려갔고, 그 이후로 퓨처스리그 경기도 뛰지 않고 있다.
최근 몇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두산은 꾸준히 성공한 외국인 타자가 닉 에반스 한명을 빼고 없다. 그나마도 에반스 역시 평균치가 꾸준한 타자라기 보다는 장타 '한 방'이 있는 것이 유일한 장점이었다.
반슬라이크도 비슷하다. 사실 시즌 도중에 수준급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팀이 원하는 유형의 펀치력 있는 타자를 데려오기는 더더욱 쉽지 않았다. 그런데 여러 후보군을 두고 저울질을 하다 반슬라이크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LA 다저스 시절 활약으로 한국에서도 이름이 익숙한 선수이기 때문에 조금 더 신뢰도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단 한가지 간과한 부분이 있다. 반슬라이크가 이미 하락세를 탄 선수인데다 올해초 중이염 수술로 시즌 초반을 날렸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경력이 있는 타자라 잘해주리라 믿었지만, 반슬라이크는 이전에 비해 체중도 불고 스윙 궤도도 망가져있었다.
교체를 결정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아무리 리그 최고의 야수진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비슷한 돈을 들여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는데, 결과가 이렇다면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잘나가는 두산의 아킬레스건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