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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부산갈매기들, 되돌려 놓을 방도는?

기사입력 2018-09-18 09:00


◇롯데 나경민(왼쪽 두번째)이 지난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8회말 1사 2, 3루에서 나온 대타 정 훈의 3루수 땅볼 상황에서 홈 슬라이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올 시즌은 내려놓았다.'

최근 온라인 야구 커뮤니티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롯데 자이언츠 팬들의 넋두리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마친 뒤 1승10패, 8연패의 부진에 빠지자 빈도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부진한 팀 성적의 원인을 두고 선수단을 향해 날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팬들의 실망감은 관중수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이번달 울산에서의 2경기까지 총 7차례 롯데의 홈경기 평균 관중수는 9173명, 올 시즌 처음으로 1만명대 아래로 떨어졌다. 15일 넥센전에서 구단 이벤트 효과에 힘입어 2만5000명의 관중이 모였지만, 이튿날 일요일 낮경기로 열린 넥센전에는 고작 9061명의 관중 만이 경기장을 찾았다.

올 시즌 롯데가 64차례 홈 경기서 동원한 관중 수는 총 81만6638명, 지난해 같은 기간(89만2165명)에 비해 7만5527명이 감소했다. 지난해 총 103만8492명을 불러모았으나 지금의 추세라면 남은 8차례 홈경기에서 2년 연속 100만 관중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

롯데가 지난 2012년 이후 5년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할 수 있었던 힘은 후반기 대반전이 컸다. 올 시즌에도 초반 부진을 딛고 5월 한때 5할 승률을 넘나들 때 평균 관중수는 1만5452명에 달했다. 가을야구행 희망을 품고 있던 지난달까지 홈경기 평균관중은 꾸준히 1만 2000~3000명대를 유지했지만, 9월부터 연패에 빠지면서 열기가 확 식었다.

최근의 무기력한 경기력은 팬심 이탈을 부채질하고 있다. 시즌 내내 부진한 선발진, 폭발과 침묵을 오가는 타선, 뚜렷한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는 벤치까지 총체적 난국이다.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들이 이어지면서 팬들의 피로감은 높아졌다. 8연패를 당하는 와중에 드러난 경기력은 부진한 성적에도 경기장을 찾는 팬들에게 스트레스를 줄 만했다.

여전히 기적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롯데는 KIA 타이거즈와 함께 가장 많은 경기(2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연승 분위기를 타면 흐름을 바꿀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의 롯데에겐 단기간의 성적 반등보다 차디찬 팬심을 녹이는게 우선으로 꼽힌다. 선수단 경기력 뿐만 아니라 새로운 구상과 명확한 비전 속에 팀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공허한 외침만으로는 떠나가는 팬심을 잡을 수 없다. 적어도 팬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경기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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