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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는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반등에 가장 성공한 팀이다.
특히 최형우의 부활이 반갑다. 전반기 부진으로 타순 조정을 했던 최형우지만, 최근 해결사로 필요할 때마다 점수를 만들어낸다. 최근 10경기 타율 3할3푼3리(36타수 12안타) 4홈런 16타점으로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 혼자 9타점을 쓸어담았다. 1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9회초 극적인 동점 그랜드슬램을 터뜨렸고, 20일 NC전에서도 9회말 끝내기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4안타(2루타 2개) 3타점 '미친' 활약을 펼쳤다. 중심 타자인 최형우가 살아나자 KIA의 득점력도 동반 상승했다. 9월 팀 타율도 2할9푼3리로 유일하게 3할이 넘는 두산(0.309) 다음 2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불펜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KIA는 최근 마무리 윤석민이 부진하기 때문에 뒷문 단속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 특히 19일 삼성전에서 9회초 기적의 역전극을 펼치고도 9회말 김상수에게 윤석민이 끝내기 투런 홈런을 맞은 것은 충격이었다. 윤석민은 9월들어 등판한 6경기에서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3.50을 기록 중이다.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불펜들이 확실히 믿음직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현재 KIA의 필승조는 윤석민을 포함해 임기준, 김윤동, 문경찬 등이다. 팻딘도 다시 불펜으로 나오고 있어, 롱릴리프 기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선수들이 워낙 기복이 심하고, 좋은 공을 가지고 있음에도 제구 난조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20일 NC전에서도 6회초 임기영이 스크럭스에게 추격의 솔로 홈런을 맞고 흔들리자, 투수를 임기준으로 교체했는데, 임기준은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고 곧바로 폭투로 진루를 허용했다. 임기준이 실점하자 다시 김윤동으로 바꿨지만, 김윤동도 상대 도루 허용에 폭투로 동점을 허용하는 등 총체적 난국이었다. 7회 이후에는 다시 안정을 찾았지만, 주자있는 위기 상황에서 폭투와 볼넷 남발은 불안 요소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우승팀이 올해 5위가 목표라고 말하는 자체가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최대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한 팀과 못한 팀은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펜진의 힘이 필요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