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시즌 마무리는 김태훈이다."
현지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염경엽 감독은 내년 시즌 불펜진 구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감독으로 선임된 건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단장으로서 선수들을 계속 지켜봐왔기에 당장의 선수 파악 시간을 줄이고 내년 구상을 빨리 할 수 있게 됐다.
불펜의 핵심은 마무리. SK는 올시즌 박정배 카드로 시작했다 그가 흔들리자 좌완 신재웅이 마무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신재웅도 정규시즌 마지막과 한국시리즈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다. 염 감독과 손 코치가 가장 고심할 사안이 마무리 확정이다.
김태훈은 올해 정규시즌 롱릴리프로 출발을 했다. 선발진에 구멍이 날 때 선발로 나서고, 아니면 선발 뒤 두 번째 투수로 길게 던지는 역할을 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좋은 구위에 공격적 성향을 갖춘 김태훈을 중용했고, 그렇게 5월 중순부터 필승조로 1~2이닝을 막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정규시즌 61경기 9승3패10홀드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그의 진가는 포스트시즌에서 드러났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4경기 무실점,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경기 1실점을 기록했다. SK가 이기는 경기에는 무조건 김태훈이 등판하는 그림이었다. 큰 경기에서 경험을 쌓은 김태훈은 정규시즌 마무리로 나서더라도, 웬만해서는 떨지 않을 수 있다는 인상을 확실하게 심어줬다.
염 감독이 김태훈을 마무리로 쓰려는 건 실력 때문 만이 아니다. 관리 차원도 있다. 김태훈은 올해 94이닝을 던졌다. 지난해 41⅓이닝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염 감독과 손 코치는 내년에도 김태훈이 무리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예 마무리로 1이닝씩만 던지게 한다면 필승조로 활약하는 것보다 이닝수를 줄일 수 있다. 올해 세이브왕 정우람(한화 이글스)은 52이닝, 2위 손승락(롯데 자이언츠)은 57⅔이닝을 던졌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