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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이슈]고졸 신인 계약해놓고 내년 1월 1일까지 못 본다, 사각지대에 놓인 신인과 현실이 안타까운 감독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9-08-30 10:57


2020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인 드래프트가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1-2차에 지명된 각팀 선수들이 정운찬 KBO 총재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날 드래프트에는 고교 졸업 예정자 794명과 대학 졸업 예정자 276명, 해외 아마추어 및 프로선수 출신 등 총 1078명이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소공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08.26/

[창원=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020년 KBO리그 2차 신인 드래프트는 지난 26일 열렸다. 당시 고교 졸업 예정자 794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 276명, 해외 아마 및 프로 등 기타 선수 8명 등 총 1078명이 드래프트에 참가해 100명(고졸 예정자 79명, 대졸 예정자 18명, 해외 유턴파 3명)만 프로 팀의 부름을 받았다.

구단은 발 빠르게 지명 선수들과 계약을 했다. 특히 선 순위에서 지명받은 자원들의 대부분은 고졸 선수들이다. 헌데 이들에게 구단의 선지도가 불가능하다. 이들의 신분은 프로가 아니다. 내년 1월 1일 전까지 여전히 학생이다. 이들은 취업이 돼 있지만 고교 출석일수의 사유로 인해 내년 1월 1일 전까지 지명구단과 훈련을 할 수 없다.

드래프트 이후 신인들이 출전할 대회는 크게 보면 세 개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청소년야구선수권을 비롯해 전국체전과 아시아야구선수권이다. 일정이 마무리 캠프 기간과 맞물리기도 한다.

또 제한적인 규정도 있다. KBO는 12월을 비활동 기간으로 정해놓았다. 규약 제144조(훈련) 1항에는 구단은 매년 12월 1일부터 1월 31일까지 연습경기 또는 합동훈련을 실시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제1항에도 불구하고 1월 1일 이후부터 구단은 입단 예정인 신인선수에 대하여 코치가 지도하는 국내훈련을 실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런 현실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장 감독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 29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은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뽑은 정구범의 경기력을 영상으로 본 것이 전부다. 좋은 재목이라는 보고만 받았지 직접 공을 던지는 걸 확인할 수 있는 건 내년 1월이 돼서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팀 입장에선 애로사항이 많다. 1월까지 안된다고만 들어서 마무리 캠프에 데려갈 수도 없다. 스프링캠프만 따져도 그렇다. 1월이면 이미 캠프 명단이 사실상 정해져있다. 한데 고졸 신인들은 직접 보지도 못하고 명단에 포함시켜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난감하다"고 호소했다.


2019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NC 이동욱 감독이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19.08.16/
구단이 계약을 해놓고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4개월간 관리의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 12월 비활동 기간이 있고 1월까지 합동훈련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몸을 만드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에 2월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선 곧장 실전에 돌입해야 한다. 이런 현실 속에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경험해보지 못한 신인들에게 구단 트레이닝파트에서 훈련 프로그램을 전달해준다고 해도 실효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이 감독은 "구단이 법까지 어겨가면서 선수관리를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 이럴 경우 트레이닝센터 또는 야구 클리닉에 위탁할 수밖에 없다. 혹시나 '이여상 약물 사건'처럼 위험요소가 큰 상황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프로배구의 경우는 프로야구와 다른 점이 있다. 유연하다. 남자부에도 고졸 신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대부분 여자 선수들이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무대에 뛰어든다. 2019~2020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시행 세칙 제6조(지명선수의 입단계약 체결 및 등록)을 살펴보면 ③입단계약을 체결한 신인선수는 고교 출석일수의 사유로 전국체육대회 종료 후 익일 지명 구단으로 합류한다고 명시돼 있다.

물론 프로야구와 프로배구의 운영시즌이 다르긴 하다. 프로배구는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신인선수들을 정규시즌 초반부터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프로야구는 신인을 뽑아놓고도 4개월간 관리를 할 수 없어 애를 먹고 있다. 창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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