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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이슈]FA등급제와 보상제, '합리적인 안'은 무엇일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11-06 06:10


KBO와 각 구단들이 FA 제도 개선안에 관해 심도있는 논의를 벌이고 있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KBO가 FA 제도 개정안 합의를 위해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감에 따라 내년부터 달라진 규정을 적용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개 구단 단장들 모임인 KBO 실행위원회는 지난 4일 오프시즌 첫 모임을 갖고 FA 제도 개선에 관해 심도있는 논의를 벌였다. 외국인 선수 규정에 관해서는 '3명 보유, 3명 출전' 안에 대체적인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출전 선수를 현행 2명에서 3명으로 확대하면서 1군 엔트리도 한 명 늘리는 것으로 선수협과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이날 실행위에서는 등급제와 금액 상한제, 보상 규정 완화, 자격 취득 및 재자격 요건 완화 등 FA 제도 개선안이 폭넓게 논의됐다. KBO는 올해 안에 개정안을 확정해 내년 오프시즌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한 상황이다. 그러나 선수협과 구단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일단 이날 회의에서 큰 가닥은 잡혔다. FA 등급제를 시행한다는 것이다. 크게는 첫 자격 취득자와 재자격 취득자 사이에 차등을 두고, 개별 FA의 등급은 일정 기준을 마련해 나눈다는 내용이다. FA 등급제는 보상 규정과 연결돼 있어 이적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선수들이 그동안 강하게 주장해 온 사안으로 자격 취득 요건과 금액 상한제 문제와도 연관된다.

핵심적 내용은 등급 분류다. 개별 FA의 등급을 매기는 기준으로 기록과 연봉, 나이 등 이날 여러가지 방안이 논의됐지만, 뚜렷한 결론이 도출되지는 않았다. 정금조 KBO 운영본부장은 "첫 FA 취득자와 두 번째 이상 취득자에 차등을 두고, 등급제를 시행한다는 원칙은 확인했다"면서도 "그러나 등급을 어떻게 나눌 지는 복잡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한동안 기록에 따라 등급을 매겼는데, 사실 포지션별 차이가 있고,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연봉으로 등급을 나누는 게 낫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는 2011년까지 기록을 기준으로 FA 등급을 매겼다. 통계업체인 엘리어스 스포츠 뷰로가 당해 시즌을 포함해 최근 2년간 기록을 평가해 매긴 평점에 따라 A,B,C 등급으로 나눠 보상 내용도 달리했다. 그러다 2012년 평점 자체가 FA의 가치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2012년 퀄리파잉 오퍼 제도를 도입했다. 구단 스스로 소속 FA의 가치를 판단해 퀄리파잉 오퍼 제시 여부를 결정, 보상권을 확보하도록 한 것이다.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받은 FA가 이를 거부하고 다른 구단과 계약할 경우 원 소속 구단은 다음 연도 드래프트 지명권으로 보상받는다. 보상 지명권 순서는 계약 규모, 원 소속구단의 사치세 여부와 수입분배금 규모에 따라 다르다.

KBO리그 구단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기존 규정을 유지하자는 의견, 혁신적으로 바꿔보자는 의견이 공존한다. 수도권의 한 구단 단장은 "개인적으로는 메이저리그처럼 우리도 보상 선수, 금액 없이 지명권을 주는 걸 했으면 좋겠다. 아울러 퀄리파잉 오퍼도 도입했으면 한다"면서 "그러나 한국에서는 시기상조고, 안 맞는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처럼 지명권 보상은 아니더라도 FA 등급을 구분해 보상 장벽에 차이를 두자는데 구단들이 뜻을 같이 한 부분은 의미가 크다.

메이저리그는 FA 보상 규정이 '장벽'을 없애는 방향으로 이행해 왔다. KBO리그도 FA의 이적 장벽을 낮춰 구단간 전력을 능력에 따라 평준화해 보자는 분위기로 흐르지만, 세부 실행안에서는 여전히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분명한 건 등급제와 취득 요건 완화 등 선수들의 권익 신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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