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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빛나는 양의지의 활약, 그래서 더 고마운 박세혁의 헌신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9-11-10 07:00


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이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상무와의 연습경기 전 훈련을 펼쳤다. 수비훈련을 하는 양의지와 박세혁의 모습.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10.29/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슈퍼라운드에 진출한 김경문호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기대와 우려 속에 뗀 첫 걸음은 환희로 물결쳤다. 푸에르토리코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 이어 호주, 캐나다, 쿠바와의 예선 라운드까지 5경기 54이닝 동안 단 1점을 내주는데 그쳤다. 투수진의 호투만큼 양의지(32·NC 다이노스)의 명품 리드에 칭찬 일색이다. 포스트시즌 일정과 맞물린 대표팀 소속 투수들이 순차적으로 합류하는 상황, 짧은 시간 동안 투수들의 특성을 파악해 최강의 구질을 이끌어내고 안정적으로 받아내고 있는 모습이 주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양의지의 안정적인 활약은 박세혁(29·두산 베어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부분도 있다. 언제든 빈 자리를 커버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추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경쟁을 넘어 동행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박세혁의 헌신이 없었다면 양의지의 부담감 뿐만 아니라 대표팀의 포수 운영 변수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박세혁의 활약상은 대표팀 주전 자리를 탐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프로 데뷔 8시즌 만에 첫 풀타임 주전으로 나서 공수 모두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안정적인 리드를 바탕으로 두산의 스윕 우승에 힘을 보탰다. 수위 타자에 오른 양의지에 기록 면에선 밀리지만, 시즌 흐름을 돌아보면 수평선을 그릴 만했다. 하지만 박세혁은 두산 시절과 마찬가지로 선배 양의지를 따르는 후배이자 동반자 역할을 자처했다. 호주전에선 대수비, 쿠바전에선 양의지의 대주자에 이은 대수비로 나서 대표팀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양의지는 생애 첫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박세혁을 두고 "(박)세혁이가 두산 시절 '형과 함께 대표팀에 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그말이 이뤄졌다"고 미소를 지은 바 있다. 박세혁도 선배와의 동행이 더 기쁜 눈치다. 그는 "한국시리즈 땐 나 혼자 (팀을) 이끌어야 했는데, 이제는 (양)의지형과 함께 하게 됐다"며 "1년 간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니 새로운 기분이다. 그동안 같은 팀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떨어져 있다보니 새로운 시각에서 의견을 나눌 수도 있어 좋다"고 웃었다.

슈퍼라운드로 향하는 김경문호에서도 박세혁의 마음가짐은 흔들림이 없는 눈치다. 박세혁은 예선라운드를 치르며 "나는 백업포수다. 그래서 더 집중해야 한다. 계속 몸을 풀며 흐름을 읽고 있어야 (출전시) 무리없이 (임무를) 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역 시절 명포수로 이름을 날렸던 김경문 감독에게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두 포수의 동행은 더 아름다워 보일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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