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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이슈]실행위가 마련한 FA등급제 기준은 연봉, 이사회 상정 문제없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11-21 07:00


KBO 실행위원회가 21일 오프시즌 두번째 모임을 갖고 FA 제도 개선안을 최종 마련하기로 했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10개 구단 단장들 모임인 실행위원회는 지난 4일 오프시즌 첫 모임을 갖고 FA 제도 개선안에 관한 대략적인 결론을 도출했다. 개선안의 핵심 내용은 FA 등급제다.

FA의 실력을 평가해 등급을 나누고 그에 따라 보상 내용도 달리한다는 것이다. 현행 FA제도에서는 선수와 돈으로 보상하도록 돼 있다. 모든 FA에 대해 일괄 적용되는 규정이다. 실력이 어중간한 FA가 계약을 하지 못하고 허송세월하는 일이 반복되는 이유다. 프로야구선수협회가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해 왔고, KBO와 각 구단들이 적극적으로 논의중인 상황이다.

일단 FA 등급제 시행에 대해 실행위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FA의 등급을 어떻게 나누는가, 그 기준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를 놓고 단장들이 논의를 벌인 끝에 연봉으로 뜻이 모아졌다. 연봉 액수에 따라 A,B,C 등급, 혹은 A,B 등급으로 나눠 보상 내용을 달리하자는 안이다. 실행위는 21일 다시 모여 KBO이사회에 올릴 FA 등급제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실행위는 최근 3년간 평균 연봉을 FA 등급 기준으로 삼는 안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해 연도까지 최근 3년간 평균 연봉이 팀내 3위 이내, 전체 30위 이내에 모두 해당하는 FA를 A급으로 정하고 이하 순위를 각각 B, C 등급으로 나눠 보상 내용에 차등을 둔다는 내용이다. 작업은 간단하다. 모든 선수들의 최근 3년간 평균 연봉을 계산해서 순위를 매긴 뒤 해당 FA의 위치를 따지면 된다.

이번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을 예로 들면 이렇다. 전준우는 A등급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는 올해 연봉 5억원으로 팀내 6위, 전체 공동 30위였고, 2018년에는 7위-70위, 2017년에는 9위-85위였다. 반면 한화 이글스에서 두 번째로 FA 자격을 얻은 투수 정우람은 A등급에 해당된다. 그는 올해 연봉이 팀내 2위, 전체 16위였고, 2018년(2위, 10위)과 2017년(2위, 6위)에도 모두 A등급 범위에 포함됐다. 김태균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보면 앞서 FA 계약을 했던 선수들이 다시 FA를 선언하는 경우 대부분 A등급으로 매겨질 공산이 크다. 매년 연봉 순위를 보면 FA 계약자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연봉이 기준이라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물론 FA 계약 경험이 있는 선수를 A등급에 포함시키는 건 논의의 여지가 있다. 나이도 등급 기준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9년차 미만의 선수가 A등급을 받으려면 데뷔 3~4년차에 억대 연봉에 진입해 성장세를 이어가 FA 앞둔 2~3년 시점에는 팀내에서 톱클래스를 다툴 정도가 돼야 한다. 즉 처음 FA 자격을 얻은 선수가 연봉 A등급을 받았다면 실력도 A등급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선수라면 시장에서 수요가 높을 것이고, 그에 따라 보상 수준도 높아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관건은 등급에 따라 보상 수준을 어떻게 차등을 둘 것이냐인데 이 부분을 놓고 선수협과의 의견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규정처럼 선수와 돈을 묶어서 A등급 보상으로 하고, B, C 등급에 대해서는 보상 선수를 빼고 돈으로만 보상하는 등의 안이 있을 수 있다. 실행위에서는 메이저리그처럼 다음 연도 드래프트 지명권을 보상 내용으로 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큰 호응은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실행위에서는 FA 재자격 취득 요건 완화와 개선안이 마련될 경우 시행 시기 등에 관해서도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행위는 KBO 사무총장과 단장들을 포함해 총 11명으로 구성되며 규약 개정 등 개선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3분의2인 8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보통 실행위를 통과하면 이사회 의결은 형식 절차에 불과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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