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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10개 구단 단장들 모임인 실행위원회는 지난 4일 오프시즌 첫 모임을 갖고 FA 제도 개선안에 관한 대략적인 결론을 도출했다. 개선안의 핵심 내용은 FA 등급제다.
실행위는 최근 3년간 평균 연봉을 FA 등급 기준으로 삼는 안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해 연도까지 최근 3년간 평균 연봉이 팀내 3위 이내, 전체 30위 이내에 모두 해당하는 FA를 A급으로 정하고 이하 순위를 각각 B, C 등급으로 나눠 보상 내용에 차등을 둔다는 내용이다. 작업은 간단하다. 모든 선수들의 최근 3년간 평균 연봉을 계산해서 순위를 매긴 뒤 해당 FA의 위치를 따지면 된다.
이번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을 예로 들면 이렇다. 전준우는 A등급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는 올해 연봉 5억원으로 팀내 6위, 전체 공동 30위였고, 2018년에는 7위-70위, 2017년에는 9위-85위였다. 반면 한화 이글스에서 두 번째로 FA 자격을 얻은 투수 정우람은 A등급에 해당된다. 그는 올해 연봉이 팀내 2위, 전체 16위였고, 2018년(2위, 10위)과 2017년(2위, 6위)에도 모두 A등급 범위에 포함됐다. 김태균도 마찬가지다.
반면 9년차 미만의 선수가 A등급을 받으려면 데뷔 3~4년차에 억대 연봉에 진입해 성장세를 이어가 FA 앞둔 2~3년 시점에는 팀내에서 톱클래스를 다툴 정도가 돼야 한다. 즉 처음 FA 자격을 얻은 선수가 연봉 A등급을 받았다면 실력도 A등급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선수라면 시장에서 수요가 높을 것이고, 그에 따라 보상 수준도 높아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관건은 등급에 따라 보상 수준을 어떻게 차등을 둘 것이냐인데 이 부분을 놓고 선수협과의 의견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규정처럼 선수와 돈을 묶어서 A등급 보상으로 하고, B, C 등급에 대해서는 보상 선수를 빼고 돈으로만 보상하는 등의 안이 있을 수 있다. 실행위에서는 메이저리그처럼 다음 연도 드래프트 지명권을 보상 내용으로 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큰 호응은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실행위에서는 FA 재자격 취득 요건 완화와 개선안이 마련될 경우 시행 시기 등에 관해서도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행위는 KBO 사무총장과 단장들을 포함해 총 11명으로 구성되며 규약 개정 등 개선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3분의2인 8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보통 실행위를 통과하면 이사회 의결은 형식 절차에 불과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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