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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민·소형준 부럽지 않아" 눈물 참은 한화 김진욱, 이제부터 시작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08-13 11:59 | 최종수정 2020-08-13 12:30


12회 연장승부 끝에 한화가 7-5로 승리했다.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마무리 김진욱이 환호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8.11/

[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데뷔 첫 승보다 첫 세이브가 더 기쁘다. 이번엔 울지 않았다."

한화 이글스 김진욱(20)은 지난 6일 NC 다이노스 전에서 생애 최대의 주목을 받았다. 앞서 선발투수 장시환이 6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한 상황. 7회 등판한 김진욱은 NC 노진혁에게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김진욱이 격하게 눈물을 쏟는 모습은 전국에 생중계됐다.

"너무 분했다. TV에 나오는 프로선수인데, 우는 모습이 나오니까 좀 부끄러웠다. 형들이 놀렸다. (이)해창이 형이 다독여준 기억이 난다."

장시환은 김진욱의 룸메이트다, 1군 데뷔전 때도 가장 크게 격려했고, 평소에도 투수가 해야하는 운동이나 조심해야할 행동 등 많은 조언을 주는 고마운 선배다. 그래서 더욱 미안함이 컸다.

김진욱은 지난 2018년 2차 10순위로 입단, 올해로 프로 3년차를 맞이했다. 최원호 감독대행이 발탁한 '한화 퓨처스 사단'의 일원이다. 7월 11일 채드벨의 대체 선발로 KBO리그에 첫 선을 보였다. 한차례 더 선발투수를 소화한 뒤 불펜으로 전환됐고, 이달 29일 삼성 라이온즈 전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승을 올렸다. 팀의 8연패를 끊은 승리였다.


한화 김진욱.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연장 12회 혈전을 벌인 11일 키움 히어로즈 전에도 한화의 10번째 투수로 등판, 키움 김하성을 삼진처리하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생애 첫 연장전 세이브다. 당시 최원호 감독대행도 투입에 앞서 '김진욱의 눈물'을 떠올렸다고 털어놓았다. 최 대행은 "마지막 회를 앞두고 임준섭 김진욱 둘만 남아있었다. 구위는 김진욱이 좋은데, 얼마 전에 '사건'이 있어서 임준섭을 먼저 썼다"고 설명했다.

"첫 세이브가 첫 승보다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번엔 울지 않았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승부하는 법을 많이 연습했다. (결승타)임종찬이 고마워했다."

김진욱은 유신고 시절 KT 위즈의 김 민, 소형준과 함께 뛰었다. 소형준보다는 1년 선배, 김 민과는 팀의 원투펀치로 함께 한 사이다. 김진욱은 "고교 때 소형준이 '진욱이형 야구 어떻게 해야돼요?' 물어보던 기억이 난다. 나도 잘 모르지만 뭔가 가르쳐주려고 애썼다. 둘 다 프로 와서 잘하는 걸 보니 기분 좋다"면서 "프로에 뽑힐 때는 순서가 있지만, 1군에서 시합 나오는 건 실력이다. 지금 프로에서 뛰는 자체로 좋다"며 미소지었다.


아직 그들의 입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김진욱도 150㎞에 육박하는 직구를 가진 투수다. 키는 1m80이 채 안되지만, 고교 시절에 비해 직구 구속이 5㎞ 가량 늘었다. 입단 당시 70㎏ 초반이던 체중이 90㎏까지 늘면서 구위도 많이 향상됐다. 신인 시절보다 체력도 한층 붙었다.

김진욱의 롤모델은 KBO 마무리의 대명사 오승환과 정우람이다. 김진욱은 "오승환 선배처럼 돌직구로 승부하는 선수, 정우람 선배처럼 모두가 믿고 따르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화 김진욱. 사진=김영록 기자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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