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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NC 다이노스가 2018년 말 이동욱 감독(46) 선임을 발표한 뒤 반응은 반반이었다.
NC 내부에선 이 감독을 '준비된 감독'으로 여겼다. NC 합류 뒤 데이터에 기반한 효율적인 지도로 여러 명의 내야수를 키웠고, 강약을 조절할 줄 아는 리더십에도 높은 점수를 매겼다. 실제로 이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뒤 선수의 기량이나 장단점을 설명할 때 데이터나 포인트를 자주 언급하는 편이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 에디 버틀러가 마운드 위에서 돌출행동을 할 때는 직접 마운드로 올라가 상기된 얼굴로 '강한 주문'을 하는 등 '할땐 한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도 했다.
선수들에겐 '방패막'을 자처해왔다. 부진한 선수는 감싸고, 불필요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늘 팀을 부각시키는 겸손함도 꾸준히 유지해왔다. NC 창단멤버인 박민우는 "감독님의 가장 큰 장점은 큰 형처럼 친근하다는 것이다. 코치 시절에도 편하게 대해주시고, 고민에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감독 역할이 코치와 다르기 때문에 그 전과 똑같이 하실 수는 없다. 하지만 필요할 때는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신다"면서 "전반적으로 팀에 영향을 끼치신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모든 면에서 감독님 스타일 대로 이끌어주신다"고 말했다. 나성범 역시 "선수들과 오랫동안 같이 해와서 선수를 너무 잘 알고, 편안하게 대해주신다. 올 시즌 힘든 순간마다 여러 번 감독님의 역할을 느꼈다. 위기 상황에서 그 역할이 더 중요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2년째 함께 한 주장 양의지는 "사랑의 리더십이라고 하고 싶다. 선수들을 믿어주고, 사랑으로 대해주신다"고 했다.
오랜 무명 설움 속에서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이 감독은 이제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면서 '통합우승 감독' 반열에 올랐다. 해피엔딩으로 귀결된 무명 반란이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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