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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남은 기회는 단 2번 뿐이다. '미운털' 커트 실링과 '약물 레전드'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는 올해야말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수 있을까.
명예의 전당 헌액 여부는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에 속한 기자들의 투표로 가려진다. 메이저리거들은 은퇴 후 6년째부터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른다. 75%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정식으로 입성할 수 있다. 탈락하더라도 5% 이상의 지지율을 받으면 후보로서 '생존'한다. 단 재도전 기회는 처음 후보에 오른 이래 10번까지다.
실링과 본즈, 클레멘스는 모두 2007시즌을 마치고 은퇴했다. 이번이 9번째 도전이다. 세 선수 모두 업적만 보면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에 손색이 없는 레전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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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턴 입성도 가능했을 실링이 여태 헌액되지 못한 이유는 숱한 구설 때문이다. 과거 분별없는 무슬림 비판, 성소수자와 트랜스젠더를 향한 혐오 발언을 일삼아 ESPN 해설위원에서 잘리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서 SNS 설전을 벌이는가 하면, 최근에는 미 국회의사당을 점거한 폭도들을 옹호하기도 했다.
본즈와 클레멘스의 결함은 '약물 논란'이다. 본즈는 NL MVP 7회, 통산 홈런(762개), 통산 볼넷(2558개), 단일 시즌 최다 홈런(73개) 등 온갖 기록의 주인공이다. 클레멘스는 354승, 4672삼진, 사이영상 7회, AL MVP 1회, 다승왕 4회, 평균자책점 1위 7회, 삼진왕 5회 커리어를 지녔다. MLB 역사상 최고의 타자와 투수로 기록될만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본즈는 MLB 약물 스캔들의 중심에 선 선수다. 클레멘스 역시 이후 미첼 리포트에서 약물 사용자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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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마크 맥과이어처럼 최종적으로 입성에 실패할 수도 있다. 본즈-클레멘스 외에 2021 명예의 전당 도전자 중 약물 스캔들에 휘말린 선수로는 게리 셰필드(46%), 매니 라미레즈(34.7%), 새미 소사(22%), 앤디 페티트(16%) 등이 있다. 모두 명예의 전당 입성 실패가 유력하다.
BBWAA의 투표 외에 '베테랑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명예의 전당에 입회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구단 관계자나 감독, 심판이 아닌 선수가 베테랑위원회를 통해 입성할 경우 BBWAA의 투표보다 저평가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2021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최종 결과는 오는 27일 발표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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