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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앞으로 한화의 정체성은 '공격적 주루'로 생각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앞으로 구축할 리빌딩의 기본 포인트로 '주루'를 꼽았다.
내야수 출신인 수베로 감독은 지도자 전향 후 주루 코치로 출발했다.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에서도 주루 코치 역할을 맡은 바 있다. '발야구'에 대한 이해가 깊은 수베로 감독이 주루 플레이를 강조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세세하게 풀어보면 수베로 감독이 한화에 주루 플레이를 강조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한화는 지난해 팀 타율(2할4푼5리), 팀 OPS(출루율+장타율·0.658), 팀 홈런(79홈런) 모두 꼴찌였다. 유일하게 두 자릿수 팀 홈런에 머문 팀이었고,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도 이용규(현 키움) 단 한 명뿐이었다. 팀 득점(551점), 타점(523점) 모두 바닥을 쳤다. 기본적으로 방망이 힘이 약한 팀이었다. 중장거리 타자 육성에 앞서 '득점'이라는 승리의 기본 공식을 재정립해야 한다. 수베로 감독이 취임 때부터 출루율과 주루 플레이를 강조하는 것은 결국 한화의 약한 타선을 개선할 수 있는 단기처방 차원에서의 결정이라고 볼 만하다. 수베로 감독은 "팀 컬러에 맞는 운영 속에 득점루트를 찾는 것이다. 당장 중요한 것은 출루율 상승, 공격적 베이스러닝 등 다른 루트로 득점력을 상승시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타격과 마찬가지로 주루 플레이 역시 하루 아침에 개선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빠른 발을 갖췄다고 해서 무조건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 없다. 출루의 기본이 되는 선구안, 타격 능력을 갖춰야 한다. 수베로 감독은 '실패할 자유'를 통해 극복해 나아가겠다는 의지다. 그는 "(주루 플레이도) 처음 하다보면 실수할 수 있고, 실전에선 아웃도 당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신념을 갖고 있다면 '실패할 자유'가 있다"며 "결과에 치중하기 보다 성장에 집중할 것이다. 나 뿐만 아니라 각 파트별 코치들이 우리 팀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공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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