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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오늘은 어디까지나 (시즌 준비의) 1단계다."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수베로 감독은 키움 히어로즈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수베로 감독은 "외부팀과 맞대결에 설렌다. 그동안 청백전 위주로 펼쳐왔지만, (외부 경기로) 디테일한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스러닝, 팀플레이 등 여러가지를 시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 실수 뿐만 아니라 도루를 하지 말아야 할 타이밍에 할 수도 있고, 오버런 할 수도 있다"며 "지금은 (우리가 준비한 부분을) 공격적으로 시도해야 할 시기다. 그런 실수를 통해 배워가야 한다. 선수들에게 기회 보이면 무조건 공격적, 적극적으로 뛰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수베로 감독의 말대로 한화 타자들은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치면서 점수를 뽑아냈다. 1회초 정은원이 우익수 오른쪽 먹힌 타구에 2루까지 진루하면서 최재훈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4회초 정은원의 좌선상 안타 때는 임종찬 이동훈이 빠른 발로 홈까지 파고들면서 추가점을 만들기도 했다.
눈길을 끈 것은 수비였다. 한화 수비진은 2회부터 적극적인 시프트를 전개했다. 좌-우 타석에 타자가 들어설 때마다 내야수 뿐만 아니라 외야수까지 극단적인 시프트를 펼쳤다. 3회초 2사 1, 2루 이정후 타석 땐 내야수들이 1~3루 베이스에 붙고 2루수 정은원이 1, 2루간에 자리를 잡는 시프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2회엔 서건창의 1, 2루간 타구를 걷어냈고, 3회 2사 만루에선 박병호의 2, 3루간 타구를 시프트로 걷어내는 등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4회초 1사 1루에서 박동원의 우측 타구가 시프트를 뚫고 2루타로 연결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코치 뿐만 아니라 조성환 수비 코치를 영입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두산 시절에도 과감한 시프트를 이끌면서 철벽 내야 구축에 힘을 보탠 바 있다. 빅리그 시절 작전-주루 코치로 활약했던 수베로 감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됐다. 연습경기 첫 날 공개된 여러 시프트는 이런 기대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내야수 정은원은 "오늘 수비에서 시프트를 과감하게 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주루플레이는 시즌 전체적으로 공격적으로 하자고 했다"며 "연습경기여서 도전해보고자 한 게 시프트였는데, 너무 재미있게 했다. 야구장에서 활기차게 뛰었다. 내게 공이 안와도 집중하게 되고 아웃카운트가 늘어나는 장면이 기쁘게 느껴졌다"고 했다. 또 "오늘 정상적 위치에서 수비를 한 것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조금씩 움직이기도 했고, 과감하게 변화를 주기도 했다"며 "벤치에서 조정해준 부분도 있지만, 거제부터 계속 연습해온 것이다. 연습을 거듭하면서 체계가 잡힌 부분은 있다"고 설명했다.
수베로 감독은 "아무리 모든 곳에 고르게 공을 보내는 타자라고 해도 장타나 강한 타구가 많이 나오는 부분이 있다. 나는 그것을 기준으로 시프트를 진행한다. 야구는 확률의 스포츠가 되고 있다. 오늘 우리의 시프트가 바로 그것"이라며 "우리는 각 팀들의 타구 스프레이 차트를 갖고 있다. 우리가 가진 다른 팀의 데이터를 통해 상대가 우리의 시프트를 무너뜨릴 수 있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시프트를 활용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조성환 코치와 시프트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상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이날 키움에 6대0으로 이기면서 첫 연습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긴 시즌을 위한 막바지 담금질에서 이날 승리는 한화 더그아웃의 활기를 더욱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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