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마운드를 이끌어갈 슈퍼루키의 탄생.
소중한 자산을 제대로 다룰 줄 아는 사령탑의 신중한 접근법.
선발 뷰캐넌이 5-1 리드를 만들어 놓고 내려갔다. 필승조가 출동했다.
'7회 심창민→8회 우규민→9회 오승환'으로 깔끔하게 경기를 끝내려던 플랜. 차질이 생겼다. 심창민이 흔들렸다. 안타 2개, 보크에 이어 박찬호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5-3 추격허용.
1사 2루 위기가 이어졌다. 후속 타자는 최원준-김태진의 좌타라인. 벤치가 결단을 내렸다. 선택은 좌완 루키 이승현이었다. 데뷔 후 가장 힘든 순간 마운드를 밟은 루키는 담대했다.
신중하게 유인구로 최원준을 상대하던 이승현은 배트가 나오지 않자 3B1S 불리한 카운트에서 패스트볼에 이어 120㎞ 낙차 큰 커브로 땅볼을 유도했다. 1사 3루. 김태진 타석에 볼 2개가 잇달아 빠졌다. 동점 주자까지 출루하면 위험해질 수 있었던 상황. 포수 강민호가 빠르게 마운드를 향했다. 루키의 마음을 달랬다. 구위를 믿고 정면 승부를 요구했다.
17년 선배 포수의 말을 루키는 그대로 이행했다. 최고 149㎞ 패스트볼로 담대하게 정면승부를 펼쳤다. 풀카운트, 위닝샷은 137㎞ 슬라이더였다. 힘없는 땅볼 타구가 유격수 쪽으로 향했다. 실점 없이 위기를 틀어막는 순간이었다.
|
상대팀 선발이 신인왕 0순위인 동기생 이의리였기 때문이다. 고교 시절 최고 좌완을 다투던 라이벌.
자신보다 먼저 활약을 시작한 이의리가 부럽지 않았을까. 이승현은 "생각은 잘 안했지만 친구들 활약에 조급해지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의리에 대해서는 "(김)진욱이와는 친하고 통화하는 사이지만, 의리와는 일면식도 없다"고 이야기 했다.
데뷔 첫 패배를 안은 이의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승현은 5대3 승리에 징검다리를 놓으며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출발은 늦었지만 강렬한 임팩트는 이의리 못지 않다.
이제 겨우 40경기를 치른 시점. 신인왕 경쟁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경쟁자 이의리 앞에서 강렬한 무력시위를 펼친 이승현.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한 상황에서 쓰임새가 늘어날 전망이다. 거물급 루키 탄생 프로젝트가 이미 시작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재테크 잘하려면? 무료로 보는 금전 사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