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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0-3으로 뒤진 4회말 2아웃 1루.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오르자 선발투수의 얼굴은 굳어있었다. 그는 들고 있던 공을 1루에 힘껏 뿌린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올시즌 롯데 선발진엔 구멍이 많다. 시즌전에는 외국인 투수 2명과 박세웅까지 1~3선발은 확정이었고, 남은 두 자리를 이승헌 서준원 노경은 김진욱이 다투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승헌은 손가락 부상(건초염)으로 2군에 내려갔고, 서준원은 불펜으로 출격중이다. 하지만 뜻밖에도 나균안이 호투하며 선발 한 자리를 꿰찬 상황.
노경은은 지난 시즌 4선발을 맡아 5승10패 평균자책점 4.87의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QS)를 11번이나 기록해 알토란 같은 기량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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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닝도 경기당 평균 4이닝이 채 안되는 19⅔이닝이다. 선발이 초반부터 무너지는데 팀이 멀쩡할리 없다. 소속팀 롯데 역시 5전 전패를 기록했다. 아무리 하위 선발이라 한들 좋다고 할 수 없는 성적이다. 이닝당 투구수가 무려 19.2개에 달한다.
노경은의 나이는 올해 37세. 베테랑과 신예의 성적이 비슷하다면, 어느 감독이나 젊은피를 쓰길 원한다. 베테랑 선발에게 기대되는 건 계산이 나오는 안정감, 또는 실점이 다소 있더라도 길게 끌고 가는 이닝이터의 면모다. 올해 노경은은 그 어느 쪽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단지 올해 선발이 부족한 롯데의 사정상 기용되고 있을 뿐이다. 현재로선 김진욱이나 최영환이 대체 선발로 좋은 모습을 보이면 바로 밀려날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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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마운드에서 투수코치를 맞이한 노경은의 표정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노경은은 1루를 향해 강하게 공을 뿌린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땐 글러브까지 던졌다. 사령탑이나 팬들로선 부진한 성적보다 더 베테랑으로서 보여주지 않았으면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롯데는 전날인 4일 박세웅이 '에이스답게' 모처럼의 완봉승을 거두며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던 상황. 하지만 노경은의 불만 표출 속 더그아웃은 얼어붙었고, 롯데는 1대8로 패배하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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