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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야구를 즐기려면 이대호 강백호 이정후 정도 재능은 돼야한다. 난 하루하루가 절박하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는 과거의 자신을 가리켜 '머리로만 준비하고, 몸은 누워있던 시절'이라고 표현했다. 야구에 소홀했고, 자만심으로 가득했다. 그렇게 허무하게 전성기를 놓쳤다.
"'앞으로 한 5년 계속 3할 치고, FA도 해야지' 안이하게 생각했다. 그렇게 놓친 주전 자리로 돌아오는데 5년 걸렸다. 이젠 경기전 '오늘 시합에 나갈 수 있을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게 너무 행복하다. 이 소중함을 다신 놓치고 싶지 않다."
"나 이대로 은퇴할 수도 있겠는데? 갑자기 현실이 확 와닿더라. (이)대호 형하고 그렇게 친한데, 야구 한참 못하면서도 쓸데없이 자존심만 세서 태연한척 아닌척 했다. 처음으로 '형 어떻게 해야돼요' 조언을 구했다. 전엔 재능은 타고나는 거라고만 생각했다. 그때 깨달았다. 이대호가 어떻게 수퍼스타로 롱런할 수 있는지. '천하의 이대호도 이렇게 노력하는데, 이런 선수를 옆에 두고 난 뭘 했나'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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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이대호와 안치홍이 차례로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정훈은 4번타자 1루수로 나서고 있다. 평생의 첫 경험이다. 4번 타순에서 타율 3할3리(33타수 10안타) 8타점의 준수한 기록을 내고 있지만, 베테랑인 만큼 꼴찌에 머물고 있는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과 압박감도 느낀다. 정훈은 "이대호 형의 자리다. 부담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어떻게든 매타석 출루하자는 마음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만루홈런에 대해서도 "운이 좋았다"고 단언했다. '외야플라이를 치자, 1타점만 하자, 공을 띄우자'는 생각으로 친게 홈런이 됐다는 것.
올시즌 롯데는 이상하리만큼 홈에서 부진했다. 전날까지 6승1무17패(승률 0.261), 홈 6연패 중이었다.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9대0으로 앞서다가 10대10 무승부로 끝난 경기도 있었다. 선발 프랑코 역시 원정에선 5경기 3승 평균자책점 2.48, 홈에선 5경기 3패 평균자책점 9,15로 '극과 극'. 정훈은 "오늘은 끝까지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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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린 선수들이 잘하고, 우리(베테랑)가 뒷받침하면서 잘되고 있다. 승부처에서 강해지려면, 결국 많이 이겨보는 방법 뿐이다. 개인적으론 남은 시즌 다치지 않고 끝까지 뛰는 게 목표다. 타율 3할, 15~20홈런도 한번 노려보겠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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