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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같은 선수" 결국 임의탈퇴…키움, 역대급 '외인 불운' [SC핫포커스]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1-09-05 02:03 | 최종수정 2021-09-05 06:00


키움 제이크 브리검.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또 한 명의 외국인 선수를 내보내게 됐다. 끈끈한 신뢰 관계를 가지고 있던 선수였던 만큼,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키움은 4일 제이크 브리검(32)을 KBO에 임의탈퇴 공시를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7년 키움(당시 넥센 히어로즈)과 계약을 맺은 뒤 지난해까지 43승을 거두며 에이스로 활약했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고, 2020년에는 부상으로 21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9승을 거뒀다.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아 키움은 올 시즌 브리검과 시즌을 함께 시작하지 않았다. 그러나 브리검의 키움 복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브리검을 대신해 영입했던 조쉬 스미스의 기량이 생각보다 좋지 않자 시즌 초부터 고려했고, 브리검이 대만리그에서 건강하게 피칭하자 빠르게 재영입을 택했다.

'건강한' 브리검은 여전히 기량이 보장돼 있었다. 10경기에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2.95로 활약하며 에릭 요키시와 함께 확실한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문제는 예기치 못한 곳에서 터졌다. 넷째를 임신 중인 브리검의 아내의 신장 쪽 건강이 좋지 않았고, 브리검은 7월 7일 SSG 랜더스전을 마지막으로 전반기를 일찍 마치고 미국으로 떠났다. 브리검의 가족을 모두 잘 알고 지냈던 키움이었던 만큼, 키움 구단도 흔쾌히 브리검을 배려했다.

떠난 브리검은 돌아오지 않았다. 아내의 건강이 생각보다 더 좋지 않았다. 귀국 일정은 무기한 연기됐다. 후반기가 시작됐지만, 브리검의 귀국 소식은 없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결정을 내려줬으면 한다"고 애타는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키움 측에 따르면 브리검의 아내는 8월 31일 무사히 출산했다. 그러나 2~3주 뒤에 신장 쪽 수술을 앞두게 됐다.

브리검의 악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부모님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 자택이 수해를 겪어 집을 새로 지어야하는 상황이 됐다.

가정사가 계속해서 겹치면서 브리검과 키움의 인연은 더이상 이어지기 힘들었다. 구단 측과 브리검은 최근 대화를 나누면서 합류를 해도 운동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양측은 합의 하에 임의탈퇴를 결정했다.

키움은 앞선 외국인 교체 카드 두 장을 모두 소진해 더 이상 외국인 교체가 불가능하다. 조쉬 스미스를 두 경기 만에 내보냈고,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도 6월말 웨이버 공시했다. 2019년 트리플A 타격왕 출신 프레이타스는 43경기에서 타율 2할5푼9리 2홈런에 머무르며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고, 포지션도 포수로 키움에서는 활용도가 낮았다. 키움은 프레이타스를 대신해 윌 크레익을 영입했다.

"가족같은 선수"로 반겼던 브리검까지 이탈하게 되면서 키움은 외국인 투수 한 명이 없는 채로 바쁜 5강 싸움을 펼치게 됐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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