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원태인 vs 파슨스의 강속구 맞대결 다음날.
S존의 상하좌우를 폭넓게 활용하며 상대 타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엉거주춤한 자세의 범타가 쏟아졌다. 코너존을 찌르면서 이른 카운트에서 공격적인 피칭을 했다. 타자들의 배트가 빠르게 나왔다.
투구수를 확 줄이면서 길게 갈 수 있었다. 5이닝을 최채흥은 단 55구, 신민혁은 67구 만에 마쳤다. 여기에 양 팀 좌익수 김동엽과 최정원의 슈퍼캐치 등 내외야 호수비가 이어지면서 순풍에 돛단 듯한 호투 행진이 이어졌다.
이렇다 할 위기도 없었다.
최채흥은 1회 1사 후 알테어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한 뒤 6회 2사까지 16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실로 놀라운 역투였다.
0-0이던 8회 처음이자 마지막 위기가 찾아왔다. 무사에 박준영에게 내야안타로 1사 2루 득점권 찬스를 허용했다. 최정원에게 이날 첫 볼넷을 허용해 1사 1,2루. NC의 최강 듀오 알테어와 나성범에게 혼신의 기합투로 삼진과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8이닝 113구 5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역투. 지난해 9월13일 LG전 완봉승 이후 프로데뷔 후 최고의 피칭이었다.
신민혁도 못지 않았다.
2회까지 연속 삼자범퇴를 잡아낸 신민혁은 3회 1사 후 오선진의 사구로 첫 출루를 허용했다.
4회가 유일한 위기가 될 뻔 했다. 선두 피렐라에게 이날 첫 안타를 내줬다. 후속 오재일을 땅볼 처리해 1사 1루. 강민호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살짝 몰리면서 좌익선상 빨랫줄 타구가 나왔다. 2루타성 타구. 하지만 좌익수로 출전한 최정원이 빠른 발로 전력질주 한 뒤 몸을 날려 글러브에 공을 넣었다. 선취점을 막은 슈퍼캐치였다. 6회에는 삼성이 자랑하는 구자욱 피렐라를 K-K-K로 잡아냈다. 7회 2사 후 김동엽에게 2번째 안타를 허용했지만 김헌곤을 삼진 처리하고 올시즌 최고 피칭을 완성했다.
7이닝 2안타 4사구 2개, 5탈삼진 무실점. 7이닝 소화는 자신의 최다이닝 타이 기록이다.
경기는 9회말 2사 후 이원석의 끝내기 안타로 삼성이 1대0으로 승리했다. 승패를 떠나 양 팀 선발 투수들의 명품 선발 맞대결이 한주의 끝을 아름답게 물들인 날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재테크 잘하려면? 무료로 보는 금전 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