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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오지환이 빠진 자리가 이렇게 클 줄 몰랐다. 수비만 걱정했는데 실제로는 공격에서 오지환이 더 생각났다.
오지환은 시즌 막판에 유격수에 5번 타자로 계속 나섰다. 둘 다 팀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였다. 수비의 중심을 잡아야 했고, 타격에서도 상위타선의 찬스를 해결해야했다.
류지현 감독이 "김민성의 역할이 커졌다. 타순도 올라왔고 위치도 팀의 주축이다. 끌고 가줘야 한다"면서 "김민성이 좋은 결과를 내면 팀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 같다"라면서 잘해줬으면 하는 선수로 김민성을 꼽기도 했다. 신기하게 김민성 앞에서 계속 주자가 출루했다. 한방이 터졌다면 LG의 타격이 살아날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LG 공격은 김민성에서 계속 막혔다.
1회말 볼넷 2개로 만든 2사 1,2루서 김민성은 삼진을 당했고, 4회말 무사 1루서는 1루수 파울 플라이 아웃, 6회말 1사 1루서도 중견수 플라이로 잡혔다.
이런 그에게 7회말 결정적인 찬스가 왔다. 김현수의 안타로 1-2, 1점차로 추격한 2사 만루서 김민성 타석. 김현수에 안타를 맞고, 채은성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피칭을 하던 두산 셋업맨 홍건희와 대결을 한 김민성은 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3구째 151㎞의 직구를 밀어쳤으나 1루수에 잡히고 말았다. 라인드라이브 아웃.
물론 유격수로 나선 구본혁의 수비가 좋은 것도 아니었다. 1회초 병살을 할 수 있었던 땅볼을 제대로 잡지 못해 병살에 실패했고, 7회초엔 1사 1루서 페르난데스의 땅볼 타구를 잡아 2루로 던졌다가 발빠른 정수빈이 먼저 들어가 세이프가 되며 1,2루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다행히 구본혁의 수비 미스가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5번 타순에서 공격 실패가 더 크게 다가왔다.
앞으로 펼쳐질 2,3차전과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까지 LG가 풀어야할 숙제다. 공교롭게도 오지환은 이날 수술을 받고 야구장으로 와서 동료들을 응원했다. 결코 편하게 야구를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