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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021시즌을 시작하면서 KT 위즈의 우승을 점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지난시즌 2위를 차지했지만 4관왕에 MVP를 차지했던 멜 로하스 주니어가 일본으로 떠났고, 별다른 보강이 없었기에 KT는 자연스레 우승후보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은 소통의 감독이다. 현안이 있을 때 유한준 박경수와 대화를 하며 해결책을 찾았다. 이 감독이 둘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볼 수 있다. 감독의 신임을 받는 고참이 후배들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팀 분위기를 좌우하는데 둘은 선배가 아닌 형으로 다가갔다. 서로를 존중해 주는 문화를 만듦으로서 '나만 잘해야지'가 아닌 '팀이 잘해야지'의 스타일이 됐다.
막내인 소형준도 매 이닝이 끝날 때마다 혼자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지 않고 일일이 뒤에서 수비를 해준 수비수들을 맞이 하고 들어가는 것 역시 선배들의 팀을 위하는 마음을 본받은 덕분이다.
얼마나 이 팀의 단결이 강한지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다. 바로 지난 17일 3차전서 박경수가 다쳐서 쓰러졌을 때였다. 3루수인 황재균부터 모든 야수들이 빠르게 뛰어가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황재균은 "경수 형이 넘어졌을 때 크게 다쳤다고 직감했다"면서 "앰뷸런스를 보내고 아직 2이닝이 남았는데 선수들이 신경쓸까봐 일단 시합부터 잘 마무리 하자라고 말했었다"라고 했다.
황재균은 처음으로 주장을 맡았는데 KT의 첫 우승을 만든 주장이 됐다. 황재균은 "이렇게 좋은 결과를 낸 것에 대해 선수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면서 "우리 선수들 중에 모난 선수가 없다. 행동들을 워낙 알아서 잘해서 사실 내가 할 일이 없었다. 선수들이 많이 도와줘서 내가 한 것이 없는데도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동료들에게 모든 영광을 돌렸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