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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자질은 충분하다. 하지만 아직 때가 오지 않은 모양이다.
150㎞가 넘는 강렬한 직구가 최대 강점. 묵직한 직구 하나만큼은 리그 최고로 평가받는다. 겨우내 가다듬은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도 수준급으로 올라왔다.
시범경기에서 드러난 선발로서의 가능성은 충만했다. 3경기 9이닝 동안 단 3점 밖에 내주지 않았다. 그것도 국내 최고 타자 양의지의 3점 홈런이었고, 홈런을 맞은 직후에도 흔들림없이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적어도 연속 볼넷, 폭투를 내주며 '멘붕'하거나 4연속 5연속 집중타를 허용하며 흔들리는 모습은 없었다.
그런데 최준용 이외의 변수가 생겼다. 롯데 불펜에 비상이 걸렸다.
마무리 김원중이 부상으로 인해 개막전 출전에 물음표가 생긴 것.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27일 LG 트윈스전에 앞서 "2군 경기에 등판했을 때 작은 부상이 발견됐다. 며칠간 체크해봐야한다"고 설명했다. 병원검진 결과는 왼쪽 허벅지 내전근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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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김원중은 4승4패 35세이브를 기록, 손승락(37세이브)에 이어 롯데 프랜차이즈 사상 최다 세이브 2위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합류에 앞서 개인훈련 도중 늑골에 피로골절 부상을 입었고, 재활을 거쳐 2군 연습경기에 등판하는 등 복귀를 준비하던 중 추가적인 부상이 발견된 것.
롯데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최하위 팀이다. 필승조 3명이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음에도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이 5.18에 달한다.
최준용의 선발 전환은 대체할 만한 선수가 있다는 전제 하에 이뤄졌다. 서튼 감독은 최 건, 김도규, 이강준 등을 점찍고 집중 조련했다.
하지만 한 자리가 아닌 2자리가 비는 건 이야기가 다르다. 하물며 마무리다. 사령탑은 스프링캠프 내내 "개막전에 맞춰 준비될 것"이라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지만, 추가 부상이 발견된 이상 복귀한다 해도 시즌초 확실한 무게감을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다. 가뜩이나 김원중은 지난해 전반기 5.03, 구승민은 6.8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다 올림픽 휴식기 이후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줬었다. 구승민은 지난 KT 위즈전 마무리로 나섰다가 9회초 2실점하며 역전패의 멍에를 쓰기도 했다. 김원중이 빠진다면 마무리 1순위는 당연히 최준용이다.
불펜에 비해 선발진은 대체 자원이 풍부하다. 스파크맨 첫 로테이션을 뛰지 못한다 해도, 4~5선발 후보인 이인복 김진욱 이승헌 나균안이 모두 올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장기적으로 최준용의 선발 전환은 유력하다. 다만 당장 올해는 아닐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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